Friday, December 18, 2015

정치인의 거짓말

뉴욕타임즈에서 아주 재밌는 칼럼이 실렸습니다: All Politicians Lie. Some Lie More Than Others. - The New York Times

정치인들이 거짓말 하는 것은 뭐 새삼스러울 것이 없죠. 하지만 여기서는 이들의 거짓말을 정도를 비교해 놓은 것이죠. 이렇게 해놓으니 재밌는 결과가 나왔네요. 밑의 표는 2007년 이후 대선 후보들의 거짓/진실 비교를 보표로 나타낸 것입니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맨 위의 두 정치인들 이름입니다. 현재 미국 공화당 대선 유력 주자인 벤 칼슨과 도날드 트럼프는 거의 입만 열면 거짓말(각각 84%; 76%)을 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 중 진실된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각각 4%, 7%). 인터뷰 어디를 틀어보아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꽉차 있는 사람들이니 놀랄 것이 하나도 없죠. 뒤를 이어 테드 크루즈, 딕 체니 등 공화당 후보들이 그 뒤를 쭉 잇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민주당 후보들의 스코어입니다. 꽤 진실에 충실에 보이려는 노력을 한 흔적이 보입니다. 한참 밑으로 가야 조셉 바이든 현부통령이 나오면서 민주당 사람들 이름이 보이니까요. 클린턴 부부는 반은 대체로 진실을 이야기한 것으로 평가받네요. 빌 클린턴은 거짓말 비율이 24%로 이들 중 가장 진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를 가지고 민주당 정치인이 진솔하고 공화당 사람들이 거짓말을 많이 한다고 일반화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요즘 공화당의 토론을 보고 있으면 정말 구리다 하는 느낌이 나는데 그 느낌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니라는 증거는 되겠죠.

다만 트럼프처럼 뻔히 거짓말을 하고, 말도 안되는 억지에, 인종차별 발언을 뻔뻔히 해도 그 지지율이 떨어질 지도 모른다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겠죠.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 중하층 백인 남성의 분노일 것입니다. 유색인종이 싫은데 흑인 대통령이 나오고, 테러에 화나는데 정부는 당장 쳐들어 갈 생각은 안 하고,  자기 주머니 사정은 좋지않은데 정부는 돈을 펑펑 쓰는 것 같고. 말은 못하고 끙끙 속으로 앓고 있다가 트럼프처럼 부자에 똑똑한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니 신이 날 수 밖에요. 거짓말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도 없죠. 일단 속이 시원하니까요.

정치지도자가 속이 시원한 말을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특정 집단을, 아무 근거도 없이 공격함으로써 통쾌함을 준다면 이는 한 나라를 이끌 정치지도자가 할 소리는 아니죠. 사실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당장 듣기는 좋을지 몰라도, 그런 정치인을 경계하는 것도 우리의 책임입니다.



Sunday, December 6, 2015

The Holy Quran Experiment - YouTube

The Holy Quran Experiment - YouTube






성경의 호전적인 글귀를 코란이라고 읽어주고 나중에 기독교 성서임을 밝히는 거리의 실험. 사람들의 선입관을 잘 보여준다.

Thursday, December 3, 2015

Mass shooting in the US

How Often Do Mass Shootings Occur? On Average, Every Day, Records Show - The New York Times

네 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는 총기사고가 평균 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 이래도 꿈쩍하지도 않는 총기애호가들, 이들을 조정하는 미국총기협회, 이들의 지원을 먹고사는 정치인들.. 참 대단하다.


Wednesday, November 11, 2015

교과서 국정화 논쟁 간단 정리 Updated-11/16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보기에 좋게 프레지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했습니다.  가운데 "Start Prezi"를 누르고, 곧이어 보이는 화살표를 클릭하면서 넘겨보시면 됩니다. 오른쪽 끝에 사각형을 누르면 전체화면으로 바뀝니다.



Monday, June 29, 2015

[시론]‘삼권분립’ 무색한 대한민국

경향신문 2015-06-29

클린턴 대통령 37회, 부시 대통령 10회, 오바마 대통령 3회. 이건 다름 아닌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횟수입니다. 트루먼 대통령 때부터 치면 총 794회, 미국 건국부터 치면 무려 2564회입니다.

법이라는 것이 의회에서 만들어지지만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줌으로써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에 긴장과 균형을 제도화한 것은 삼권분립이 기본인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합니다. 어느 한쪽이 비대한 권력을 갖게 될 것을 방지하고자 한 것이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의회가 뒤집을 수 있는 것 또한 비슷합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헌법에 쓰여 있는 것도 두 나라가 같죠. 하지만 거의 같은 제도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또한 미국과 한국인 듯합니다.

애초에 긴장과 균형을 권력자 사이에 불어넣고자 했던 것이니만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대통령과 의회 사이를 껄끄럽게 하죠.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3월 말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보낸 노동조합 선거 규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정적인 공화당의 베이너 국회의장은 이에 대해 경제성장은 뒷전이고 정치적이기만 한 대통령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며 독설을 뿜었습니다. 전임자인 부시 대통령은 2008년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이 의회에서 3분의 2가 훨씬 넘는 표를 받아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온 일도 있었죠. 부시의 공화당 의원들도 거든 결과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기쁠 리야 없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의회가 합의를 해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민주체제의 꽃이라 할 수 있고 칭찬받을 일입니다. 그 법안에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죠. 그럼 의회로서는 재심을 하거나 말거나 하면 됩니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 처리도 그럴 수 있었죠. 그래야 했습니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말이죠.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의회의 고유 권한인 입법행위를 ‘배신’이라며 치를 떨었고 야당과의 합의를 이끈 유승민 원내대표를 ‘심판’하자며 정치적 협박을 했죠. 청와대의 진노는 새누리당의


‘송구’와 ‘죄송’으로 이어졌고, 유승민 원내대표의 퇴진을 둘러싼 여진은 정당을 흔들었습니다. 정당한 입법활동에 대통령이 진노하고 국회의원을 공공연하게 뒤흔드는 일은 제대로 된 민주국가라면 상상도 못할 것이죠.

어이없는 사태이지만 한국의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준다는 데서 그 위로를 찾아볼까 합니다. 이번 거부권 행사는 역대 73번째로서 비슷한 기간 미국의 794회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왜일까요? 이는 대통령과 의회의 관계가 주종의 관계이다시피 했던 불행한 현대사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승만을 시작으로 박정희와 군대 후배들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김영삼, 김대중의 시대에도 대통령은 곧 주요 정당의 절대적 지도자들이었습니다. 행정부의 수반이자 입법부의 지도자였던 것이죠. 덕택에 이들은 제왕적 대통령의 지위를 누렸고 삼권분립이 무색해지는 전통이 이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이번 사태는 민주제도라도 이를 운영하는 자가 작심을 하고 달려들면 충분히 비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러니 박근혜 대통령이 가고 누가 오더라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죠.

제도의 보완이 시급한 숙제라고 하겠습니다. 소수의, 다양한 목소리가 의회에 넘쳐나고 합의가 일상적일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작심하고 달려드는 권력자들을 막을 수 있는 길, 그들을 서로 싸우게 해서 민중의 지지를 구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제도를 당장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Monday, June 15, 2015

[updated] 메르스, 또다른 인재 - 정리

메르스는 또다른 인재이죠. 정부와 삼성 등 늘 큰 소리만 떵떵 치던 권력들이 꼭 필요할 때, 할 일은 하지 못하는 모습을 또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수시로 새로운 내용이 눈에 띄때마다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잘못
  • 공갈협박: 유언비어를 단속한다며 정보가 없어 불안해 하는 국민들을 오히려 협박 (5월30일 질병관리본부, “(메르스에 관해)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유언비어에 대해 수사를 통해 바로 처벌하겠다”) 
  • 정보차단: 5월 20일 메르스 첫 진단 --> 6월7일에서야 병원 이름 등의 공개
  • 신뢰상실: 계속해서 미루어지는 "최대고비"; 정부 발표도 실수투성이(여의도구 여의도동) 
  • 정보부족/오판: 문 장관, "개미 한 마리 지나가지 않게 하겠다", "3차 감염은 없다", "잠복기는 14일이다"; 김문수/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 이 메르스, 중동 낙타 독감인데 이것 때문에 그냥 난리예요. 여기 특히 마산 이쪽에는 사실 죽은 사람이 없잖아요. 근데 난리예요. 그런데 원자폭탄은 아무도 겁을 안 내요. 대한민국 사람, 웃기는 사람들이에요"
  • 부적절한 대응: 1번 환자가 보름가량 머물렀던 바레인이 메르스 감염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위험성을 무시; 감염이 가능한 ‘밀접 접촉자’의 범위도 극히 제한적(환자와 2m 거리 이내, 1시간 이상 접촉한 사람)으로 해석;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았던 이들은 초기 관리 대상에서 모두 제외; 정부의 메뉴열 상으로도 '경계단계' 상황임에도 '주의'유지
  • 혼란속의 정부: 정부대응 기구만 네개; 교육부는 경계단계의 조치인 휴교 명령; 보건부는 주의 수준의 대응. 
  • 대응없는 청와대: 6월 1일이나 되서 박근혜는 공식적인 "메르스" 언급; 20여일 동안 컨트롤타워로서의 사태 관리책임 회피; 대응에 분주한 서울 시장을 협박; 6월 14-18일로 예정됐던 방미(특별하게 중요한 의제도 눈에 띄지 않던) 취소도 10일에서야 발표 
  • 삼성에의 환상: 삼성에 대한 조치, 역학조사 등 지연.


삼성의 잘못
  • 근시안적 나태: 14번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응급실로만 국한 다른 장소에서 감염시킬 가능성을 무시. 
  • 감염자 방치: 14번 환자가 머문 응급실에 있던 직원들 격리 실패. 삼성의사인 35번, 138번 환자 계속 진료.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도 계속 근무. 결국 수백명이 노출. 
  • 자만: 국회증언에서 한 과장은 삼성의 잘못이 아니라 "국가가 뚤린것"이다라며 되려 역정냄. 

인용자료

Friday, June 5, 2015

텍사스 학생들 총을 드나?

들으면 정말 벙쩌지는 스토리. NPR 인터뷰: Guns On Texas Campuses Won't Make Them Safer, University Chancellor Says : NPR

전직 장군, 총기애호가. 텍사스 학장이 됐는데 캠퍼스 총기에 반대. 이제 법안이 통과되자 대책 마련에 부심. 아니 총기가 좋다고 하면서 학교에서 학생들이 갖고 다니는 것은 왜 근심꺼리라고 하나? 총기가 좋으면 법안에 찬성하고, 총기 반대하면 법안도 반대하는 게 맞지. 이걸 보면 총기애호가들, 자기들 모임엔 총기 못가져들오게 하는 어불성설과 일맥상통. 그만큼 그들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주는것.

아, 물론 그런 법이 통과된 것도 물론 벙찌는 스토리다.




Thursday, June 4, 2015

Verizon Sucks

오랫만의 포스팅, 개인적, 사소한 주제입니다. "버라이즌 쓰지 마세요."
서비스가 너무 ... 후지네요. 말만 번지르르 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없거나,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작정한 듯합니다. 가만히 쓰고 있던 인터넷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라고 했다가, 이상해서 확인해보니 그 업그레이드 원래 안되는 거였다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라고 해서 옛날 서비스로 다운그레이드를 하는데 완전 구석시시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놓고나서는 그걸또 일주일 내내 고치지도 못하고.. 고친다고친다 말만하고..

버라이즌 쓰지 마세요.

Verizon 


OK. This posting is for my personal note. But my intention is to make this information public and to remain in the public space.

My argument: Verizon (henceforth V) sucks. Big time. Why? Well, I will just say what happened to me and let you decide.

I had a high speed internet service from V that provides largely four categories of residential internet services: Plan A ("High Speed Internet"): up to 1mbps, Plan B: 1-3, Plan C: up to 7, and Plan D: up to 15 ("High Speed Internet Enhanced").  Beyond that, V has something call Fios for fastest internet service.

I think I had Plan B for a while. And then V called to update it to Plan C for no extra charge. So I agreed to it. For a couple of days the speed went up like 5 or 6. But only a few days. The speed went down to the previous level such as 2 or 3. VsucksReason01

Intermittent/slow connection persisted. I called. V sent me a new router. Still no resolution.

Friday May 22, 2015.
I called regarding the issue again. The representative said that my house was not eligible for Plan C!! And since my house was hooked up to a plan that was not supposed be, the line was jammed and that's why it was slow. Well, V apparently decided to give me a service that was not even available. VsucksReason02

He said he would downgrade the service to my house to Plan B and it would actually improve the speed.

Later the speed got worse under 1 mbps contrary to what V said. VsucksReason03

Wednesday May 27 2015.
I called again at 9:43PM and my phone was answered at 10:14PM. I waited about an half hour. VsucksReason04
Mr. Bern answered. I asked him my house was eligible for Plan C. He said yes. Either he was incompetent or lying. VsucksReason05
I explained the situation. He backpedaled and said that there was no Plan C available on my neighborhood. And then He discovered that my house was actually on Plan A. So V apparently said on 22nd it would put me back on Plan B, but actually put me on Plan A while charging the same price. Either V was incompetent or lying. VsucksReason06

Mr. Bern fixed the price and said he would restore my service. But he said that I had to until Monday. Out of frustration I asked his supervisor. Tony (badge number Z711836) answered and we discussed my issues. He assured that he would do his best to fix my problems but he couldn't do anything about waiting until Monday. Well, I had no choice but to say I would. He also told me he would call me the next day. He didn't. Either V was incompetent or lying. VsucksReason06

Monday June 1 2015
No progress. Still under 1. Either V was incompetent or lying. VsucksReason07

8:58AM Wednesday June 3 2015
I called again to report this issue. Ms. Belle confirmed that the order was still pending and overdue. She put me through a sales representative, Natasha who said the issue would be resolved in thirty minutes--10AM. No improvement. Either V was incompetent or lying. VsucksReason08

Around 4:00PM Wednesday June 3 2015
I called again. The same response. However, now Mr Si or Sei said the restoration of Plan C would occur at the end of the day. I asked to talk to someone higher up but he refuse to connect me. V was insincere. VsucksReason09

Around 9:00AM. Thursday June 4, 2015.
No improvement. Of course... I called again. Ms. Belle--who I spoke 24 hours ago--answered the phone. She did a long research and said my order was STILL "pending." VsucksReason10 
And she said there was a system error holding my order. VsucksReason11 
According to her the problem should be solved within a hour or so. She promised me to call me back today at 5:00PM to check the problem was solved.  

So, if anyone who is responsible in V see this post, please remember a customer is really, really unhappy with your company. I know you won't care. I know you will say sorry--maybe. I know you will pretend other department, not yours, is responsible. But I hope you will know you suck. Well, you already know that. So, I guess I have to congratulate on being so rich and horrible at the same time.









Tuesday, May 19, 2015

한국일보 : [기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부쳐

한국일보 : [기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부쳐 2015.05.19

2001년 9월 11일 아침을 저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바로 9ㆍ11테러가 나던 날이죠. 저만 아니라 그날 미국에 있었던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미국사회의 충격은 이루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충격만큼이나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대응들이 뒤따랐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2002년 꾸려진 ‘9ㆍ11 위원회’였죠. 이들이 2004년 내놓은 보고서는 막을 수 있었던 테러를 막지 못한 정부에 대한 일갈로 유명해졌습니다.

9ㆍ11 보고서가 미국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던 중요한 근거는 바로 이 위원회의 구성원이였습니다. 국가안보의 중요한 일이니 정쟁이 가당치 않다는 판단 아래 여야 인사 5명씩 총 10명으로 꾸려졌습니다. 더군다나 이들은 정계의 인사들뿐 아니라 법조계, 군, 행정가 등 다양한 전문가를 포함했죠. 한편으로는 보고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신뢰를 얻는, 좋은 보고서로 이어졌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한꺼번에 죽어가는 것을 빤히, 다들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자괴감은 그 충격을 더했습니다. 진상 규명이 그만큼 더 다급한 이유이죠. 하지만 이런 노력을 위한 정부의 시행령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상 규명 대상을 ‘정부 조사 결과의 분석’ 및 ‘원인 규명에 관한 조사’로 국한해 특별법이 정한 ‘참사의 발생원인…의 사실관계와 책임소재의 진상을 밝힌다’는 목적을 축소 내지 왜곡할 수 있어 우려됩니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주요직을 공무원으로 채우는 것이죠. 특위 주요 업무를 맡을 사무처 담당자들과 진상규명국 조사1과장에 공무원이 임명되는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이 일 못할 것을 우려하는 것은 아닙니다. 걱정은 바로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정부는 선박안전 관리, 운행감독을 외면해 대형사고를 낼 토양을 일구었고 세월호 침몰시 대응을 제대로 못한 것을 지나 적절한 대응마저 막았습니다. 책임자의 검거와 조사에도 문제가 많았죠. 정부가 문제의 큰 일부이지만 정부의 수반은 자신의 일이 아닌 양 대응했고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탄압까지 서슴지 않은 것도 모자라 이제 조사마저 그 정부가 담당할 기세인 것입니다.

이를 보고 있으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자기가 자기를 조사하겠다니요. 혹시 정부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고칠 능력과 의사가 있다고 믿는 걸까요? 아니면 혹시나 정부는 스스로의 과오를 감추거나 미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지하갱도 막장 끝까지 떨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보면 국민의 신뢰를 한껏 얻고 있는 정부라 하더라도 힘들 조사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당장 유가족들의 목소리도 무시하고 있습니다. 정부안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이미 1,000명이 넘는 해외 학자들이 한국정부의 행태를 지적하는 성명서에 동참 했습니다. 한국계 학자들뿐 아니라 동서양 막론하고 세계의 지성들이 우려를 표명했죠. 하지만 정부는 의아한 행태를 고집해왔습니다. 이에 또 다시 학자들의 지적이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최근 새로운 성명서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제출한 시행령(안)을 정부 시행령으로” 바꾸고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집회와 시위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번에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할까요?

박근혜정부가 이제라도 불신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다면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유족을 위로하고 미래의 사고를 막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현 시행령을 즉각 폐기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제출한 시행령안으로 이를 대체하길 요구합니다.

Thursday, May 14, 2015

세월호 시행령 정부안의 폐지 및 특별조사위원회안 수용을 요구하는 해외학자 성명서

세월호 시행령 정부안의 폐지 및 특별조사위원회안 수용을 요구하는 해외학자 성명서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은 안전사회를 위한 구조적 개혁의 첫 걸음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의 온전한 시행은 그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 중요한 첫 걸음을 막으려는 위헌적 위법적 정부 시행령(안)은 즉시 폐기되어야 하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제출한 시행령(안)을 정부 시행령으로 조속히 확정해 공포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304명이 꽃다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지 1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대한 규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의 헌신적인 투쟁과 양보에 힘입어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었으나 특별조사위원회는 제대로 된 조사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원천적으로 막는 시행령을 만들어 진상조사를 방해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월호 유족들의 요구는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실종자 수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일부 언론은 유족들이 자신의 이익에 혈안이 되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듯 왜곡하며 유족들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세월호 유족들의 진상규명을 위한 정당한 요구를 차벽과 물대포, 캡사이신을 동원한 폭력으로 억누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향한 행진, 안전사회를 위한 발걸음을 침몰시키기 위해 앰네스티 인터내셔날이 “끔찍한 수준이었다”고 논평할 정도로 유족들과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을 잃은 세월호 비극의 원인과 진실은 객관적으로 철저히 밝혀져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 벌어져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안전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한 행진이 첫 걸음을 떼기도 전에 침몰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해외에 있는 교수와 학자들은 박근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정부는 현 시행령(안)을 즉각 폐기해야 합니다.
a. 정부 시행령(안)은 특별조사위의 활동범위를 제한하여 모법인 세월호 특별법에 위반하는, 위법적 시행령(안)이기 때문입니다.
b. 정부 시행령(안)은 잠재적 조사대상인 공무원들이 특별조사위의 활동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여 특별조사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위헌적 시행령(안)이기 때문입니다.

2. 그 대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제출한 시행령(안)을 정부 시행령으로 조속히 확정해 공포해야 합니다.
a. 이 시행령안이야말로 세월호 특별 조사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3. 아직도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찾고 진상규명을 위해 세월호를 조속히 그리고 원형이 손상되지 않도록 인양해야 합니다.

4.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집회와 시위의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세월호 유족을 지지하는 해외학자 일동

권경아(미국 조지아 주립대 교수/ Kyong-Ah Kwon, Georgia State University ), 김기선미 (미국 라마포 뉴저지주립대학 교수/ Seon Mi Kim, Ramapo College of New Jersey교수), 남태현 (미국 솔즈베리대 교수/ Taehyun Nam, Salisbury University), 남윤주 (미국 버팔로 뉴욕주립대 교수/Yunju Nam, University at Buffalo,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서재정 (일본 국제 기독교 대학 교수/Jae-Jung Suh, International Christian University), 유종성 (호주 국립대 교수/ Jong?sung You ,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 조민아 (미국 세인트캐서린 대학 교수/ Min-ah Cho, St. Catherine University), 조현각 (미국 미시건주립대 교수/Hyunkag Cho, Michigan State University)

서명을 원하시면, 이곳으로

참고: 2014년 성명서

Saturday, April 25, 2015

홍준표와 우병우, 그리고 캡사이신

한 날에 두 신문의 다른 기사. 얼핏 보면 전혀 다른 기사이지만 한국의 속살을 보여준다는 데에는 한가지다. 그리고 같은 날 기사가 뜬 것또한 우연이라기보다는 너무 일상적이 된 한국의 슬픈 초상화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병우야”… 홍준표와 우병우는 ‘특수관계인’ : 정치일반 : 정치 : 뉴스 : 한겨레

‘세월호 집회’서 3일간 쓴 ‘캡사이신’ 경찰, 작년 1년간 총 살포량의 2.5배 - 경향신문

우병우 민정수석은 청와대 실세다. 그는 20세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초임을 서울지방검찰청에 발령받았을 정도로 성적도 우수했다. 검사 시절 특별수사통으로 이름을 날리며 동기 중 선두를 달렸고,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한 전직 검사로 법무부와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 뿐 아니라 민정수석의 자리까지 올라가면서 검찰선배들의 머리위에 올라앉았다.

그는 또한 409억 2599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정부 고위 공직자 가운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낸 해에도 일등이였단다. 본인과 부인이 보유한 채권이 166억9000여만원, 예금이 166억7000여만원으로 일등이지만 부인이 지분을 보유한 기흥골프장의 1967억에 이르는 자산총액을 따져보먼 재산은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 지분은 전 주인인 이상달씨 즉 우병우의 장인이 우병우의 아내에게 준것이다. 우병우가 공직에 있으면서 수백억의 자산가가된 이유가 짐작이 된다.

검찰공화국이라고 불리는 한국에서도 최고로 잘 나가는 검사와 자본의 결합. 이것이 한국의 현실인 것이다. 드라마에서만 보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막연히 짐작만 하는 것도 아닌,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이는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상달씨와의 관계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상달씨와 또다른 잘나가는 검사, 홍준표의 관계에서도 알 수 있다. 1990년대 기흥골프장 인수를 놓고 검찰에 불려다니며 고생을 하던 이상달씨는 기흥골프장을 끝내 인수한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준 이가 바로 당시 최고의 검사 홍준표였단다. 홍준표 자신의 입으로 떠들고 다녔으니 사실이지 않을까 싶다.

이들이 실제로 어떤 인간적 관계를 가졌는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자본가들이 권력을 사고 권력가들은 자본을 이용하면서 서로의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가끔 사이가 틀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아주 가끔씩 자본가들이 철창신세를 지는 것을 뉴스에서 보곤한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일 뿐 일상적으로는 서로의 등을 긇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등긁어주는 사이가 아니면 낄틈이 없는 곳이 한국사회다. 지난 8일 열린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 하루 동안 경찰이 쏜 캡사이신(최루액) 분사액이 지난 한 해 총 사용량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박근혜 정부 2년간 쓴 양의 75%를 이날 하루에 시위대를 향해 쐈다는 것이다. 80년대처럼 반정부 투쟁을 한 것도 아니고 자식을 잃은 부모와 이들과 연대하는 추모객들에게 이렇게 한 것이다. 정말 반정부 시위라도 하면 어떻게 할 까 두렵다.

서로는 그렇게 긁어주니 얼마나 시원하겠나 싶다. 그래서 너희도 좀 시원하라고 물대포를 쏘았던 것인가... 

Saturday, April 11, 2015

르완다 학살에의 논란.

BBC "Rwanda's Untold Story Documentary"
Rwanda's Untold Story Documentary on Vimeo

마침 르완다 학살에 대한 강의를 하고서 보게된 충격적인 도큐먼테리.

기존의 알려진 것과 다른 주장들:
** 르완다 대통령의 비행기를 추락시킨 것은 투치족-소수이자 학살의 주된 피해자로 알려진--의 군사단체 Rwanda Patriotic Front의 소행이라는 주장. 그것도 지도자인 카가미--현재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로 이루어진 것임. 이 추락은 학살이 시작이었으니 카가미도 학살에 책임이 있을 수도 있다.

** 학살의 희생자가 백만명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부 주장으로는 대부분 소수 투치족이라고. 하지만 인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 투치의 인구가 애초에 그렇게 많지가 않았고 죽은 투치족의 수는 약 20만명이라고. 그렇다면 대부분(80만명)은 후투족--가해자로 알려진--이였다는.

** 카가미의 군대가 학살을 끝낸 것도 아니라고. 학살은 이미 카가미의 군대 즉 RPF가 진입하기 전에 끝났고 이들은 그냥 점령군이였다는. 즉 카가미의 건국신화가 말그대로 허구라는 주장.

** 학살이 끝난후 르완다 군대는 콩고로 진입 후투족 난민들을 살해. 이 침략은 아프리카대전으로 번지고 5백만이 사망.

** 카가미는 학살의 주범이자 독재자라는 주장.

여기에 인터뷰하는 학자들: Dr. Filip Reyntjens, University of Antwerp; Dr. Davenport, University of Chicago 등은 정부로부터 학살부정자로 찍혀 추방. '학살부정'은 감옥에 갈 수 있는 큰 범죄. 그리고 이 도큐먼테리는 르완다에서 방송금지.

개인적으로 재밌는 것은 다빈포트는 학회에서도 몇번 봤다는 것. 강렬하고 열정적인 글과 태도가 참 인상적이였던 기억이 난다.

정말이지 역사와 기억에 관한 공방은 너무나도 정치적인 문제다. 권력을 쥐어야만 기억을 지배할 수 있고 그 기억은 또 그렇게 권력을 강화해나간다. 그래서 기억에 대한 투쟁은 끝이 없다. 권력자는 계속해서 기억을 고쳐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싶어하니 말이다. 물론 이승만, 박정희에 대한 기억을 다시 쓰고자하는 이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Saturday, April 4, 2015

오늘날 미국의 이민 노동자 논의, 한국의 미래

미국은 이민 분야로 보면 한국의 타임머신이라 할 수 있다. 이민자가 더더욱 필요하게 될 한국의 미래를 오늘날 미국의 모습에서 볼 수 있으니.

Debunking the Myth of the Job-Stealing Immigrant - NYTimes.com
미국내 부수주의자들의 반이민자의 논의들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논의하는 기사.

우리 젊은이들의 직장을 빼앗아 간다. -- 이민자건 아니건 새로 구직시장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위협으로 보는 단순한 논리. 이민자건 아니건, 늘어나는 인구는 소비자로서 경제성장의 큰 동력.

더구나 이민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전문화된 미국노동자들의 보조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노동력 자체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든다.

한국에서도 곧 있게될 논의들. 미리미리 사회적 합의를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

Wednesday, April 1, 2015

[updated] 박근혜 종북몰이 정리


박근혜 정부의 종북몰이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일단 다음의 기준을 세우고 이에 맞는 사례를 모아봤습니다. 앞으로 사례가 더 생기거나 발견되는데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제가 빠뜨린 것을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록의 기준: 
  • 권력의 비난/행동을 주로 기록.
  • 비권력의 비난이 권력의 직접적 행동으로 이어지면 기록.
  • 권력의 발언이 권력의 행동으로 이어지면 기록

2015.3.30
학부모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본부'에 대해 경남도청은 '반국가적 종북 활동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간부 출신 등이 대표를 맡고 있는 종북좌파 정치집단'이라고.

2015.3.5
극우테러범
새누리 대변인 김영우 의원은 미대사에 대한 테러를 "단순히 정신착란이라든지 개인 차원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용의자 김기종은 "꾸준하게 종북좌파 활동을 해온 이력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2015.2.4
이재명 성남시장
지난 2010년 지방 선거에서 당시 민주노동당과의 후보 단일화 대가로 민노당 사회적 기업 '나눔환경'을 청소용역업체로 선정해 줬다는 의혹, 서울신문 보도. 고소인 겸 피고소인 신분으로 검찰 출석.

2015.1
황현. 신은미
불구속 송치/강제 출국 검토 (2015.1.5). 북한 긍정평가, 북한 고무-찬양.
박근혜, "당사자인 대한민국에서 그 정반대 이야기 나오는 것은 극히 편향되고 왜곡된 것” (2015.12.15); 김진태,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는 '종북녀'들이 전국을 돌며 민심을 어지럽힌다” (2015.12.15)
활빈당 고발 (2014.11)

2014.12.14
19대총선 야권연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19대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과 민주당(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야권연대가 북한의 지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

2014.12.23
코리아연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북한 선군정치를 옹호·찬양했다는 혐의

2014.12
통합진보당
헌법재판소, 정당해산. 북한식 사회주의를 폭력으로 추구했다. (2014.12.19)

2014.10
미주 교포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 박근혜 방미중 시위교포가 북한에서 최고 영예인 ‘김일성 상’ 받은 종북 인사로 밝혀졌다”면서 시위대가 종북 단체라고 비난 (10.2).

2014.7.28
야당
김을동 새누리 최고의원, “막장 공천은 노골적 종북연대인 막장 연대로 귀결”되고 있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야합으로 국가를 부정하는 세력들이 국회에 들어와서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에 있고, 또 그 세력들이 국회에서 지금 활동 중”이라고.

2014-06-30
군대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 “극소수 친북·종북 성향의 군 간부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 인원이 군 간부로 들어가 있고 실제로 내부에서도 그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제보 받고 있다.”

2013.11.20
민주당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성준 민주당 의원에게 “종북하지 말고 월북하지”라고.

2013.11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
NLL 정의, 천안함 북한공격 의심 발언 (2013.11)
활빈당 등 보수단체 고발 (2013) 경찰 소환 불응 (2014.9)

2013.9.9
민주당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의 연대를 가리켜 "종북세력의 숙주노릇을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2013.4.25
통합진보당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임시회 대정부질문에서 통진당 의원들의 행태를 말하며 “종북성향 의원” 발언.

Thursday, March 12, 2015

루시타냐호와 천안함

1915년 영국의 거대 여객선 루시타냐호는 독일의 유보트의 어뢰 한방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18분만에 완전히 가라앉았죠. 승객 등 1200백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 잠수부들이 이 배의 흔적을 찾고 여러 잔해들 특히 수많은 총알을 건져올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Erik Larson’s ‘Dead Wake,’ About the Lusitania - NYTimes.com

물론 세계는 독일군의 잔혹함에 경악을 하고 확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미국의 참전을 부추기는데 큰 공을 했다고 여겨지죠.

문제는 여기에는 이상한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유보트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을 알면서 호위함이 없었을까? 어뢰피격 이후 배에 있었던 두번째 폭발은 무엇이였을까? 구조선은 왜 갑자기 되돌아갔을까? 해군지도자였던 처칠은 왜 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을까? 


John Shuley & Company/Library of Congress Prints and Photographs Division

독일은 영국군이 민간인 배를 군수물자를 나르는 데 사용했다며 이들에 대한 공격을 정당하다고 주장했었죠. 루시타냐호의 두번째 폭발과 최근 건진 수많은 총알은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처칠이 루시타냐호가 공격을 당할 것을 알고서도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희생시킨 것이라면 정말 섬뜩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승리를 위해 자국 시민을 사실상 죽인 것이니까요.

하지만 불행한 것은 이런 조작이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있지도 않았던 북베트남의 공격을 조작해 베트남전을 일으킨 미국의 통킨만 사건도 그렇고 천안함 침몰로 종북열풍을 일으킨 한국의 예도 비슷한 경우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정치가 바로 서지 못하면 말이죠.




 

Sunday, March 8, 2015

스타디바리우스의 허상

스타디바리우스는 이태리 최고의 현악기 브랜드입니다. 그 특유의 소리에 최고의 바이올린니스트들이 매료되고 자기도 하나 손에 넣으려고 애를 쓰죠. 문제는 이 세상에 많이 있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타디바리우스 가족이 만든 현악기들은 주로 17, 18세기에 만들어졌고 그 명맥이 끊겼으니까요. 더더욱 귀하고 값이 비싸지는 이유입니다.

1967년산 '몰리토르'라고 불리는 바이올린은 2010년에 있었던 경매에서 3백60만 달러에 팔려 최고가를 갱신했으니 그저 놀랄 뿐이죠. 



문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소리의 마력이 과연 그 소리에서 나오는 것인지 브랜드에서 나오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연주가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합니다. 하지만 막상 눈을 가리고 테스트를 해보면 그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 문제요. 

2010년의 한 연구에서는 여섯 대의 바이올린을 두고 테스트를 했습니다. 두개만 스타디바리우스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브랜드의 오래된 바이올린, 세 개는 요즘 바이올린이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사람들은 연주자의 눈을 가리고 코도 막은 채 실험을 했죠. 이들은 이중 한대만 스타디바리우스라고 말을 했습니다. 

17명의 연주자중 7명은 분간을 할 수가 없다고 했고 7명은 틀렸고 단지 3명만이 스타디바리우스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 실험만을 놓고 보자면 사람들의 스타디바리우스에 대한 경배는 그 소리가 아닌 그 이름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실험뿐 아니라 여러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는데 있습니다. 

결국 전문가조차도 이름에 팔려 판단이 흐려질 뿐 아니라 자신이 판단할 수 있다는 착각에 있는 것이죠.

브랜드에 홀린, 착각에 허우적 거리고 있는 예가 어디 바이올린 뿐일까요? 술도 그렇고 학교, 영화, 정당, 나라도 그런 경우가 많지요. 가만히 생각해 보고 스스로 근심해 보는 시간이 점점 더 아쉽습니다.  

Sunday, March 1, 2015

가자지구의 한 예술가

이스라엘의 점령이 모든 이들의 숨을 막히게 하고 있는 땅, 가자 지구. 그곳의 한 여성 아티스트의 기사(A Gaza Artist Creates 100 Square Feet of Beauty, and She’s Not Budging)가 참 인상적이였다. 그녀는 계속 커가는 종교적 억압과 전쟁, 파괴에 좌절하고 집밖에 나오길 거부하며 스스로 내면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 돌파구는 바로 사진. 마치 중세 유럽의 진한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그녀의 작품은 정치적이지 않음에도 은은하고 묵직하게 숨막히는 가자지구의 모습을 옇보게 하는듯 하다.

그녀의 웹사이트: http://www.nidaabadwan.com/




Wednesday, February 25, 2015

[왜냐면] ‘차승원의 케첩 만들기’에 열광하는 우리들에 대해



한겨레 (2015.02.25)

케첩을 만들어 먹는다는 것은 미국에 와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알았다. 그것도 직접 본 것도 아니고 라디오 음식방송에서 소개하는 것을 통해서야 알았다. 두어 세대 전만 해도 집집마다 토마토케첩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덕분에 김치가 집집마다 맛이 다르듯 케첩도 제각각 전통의 맛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그런 집은 보기 드물다. 한국에서도 익숙한 브랜드의 케첩을 다들 사 먹는다.

케첩이야 원래 서양 것이니 그렇다 쳐도 어묵도 만들어 먹는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음식이다. 부모님이 부산지역 분들이어서 어묵을 즐겨 먹었다. 슈퍼에서 사 먹고, 길거리에서 사 먹고, 심지어 유명한 부산지역의 어묵집에서 주문해서 먹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도 어묵을 만들어 먹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어느 집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어묵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나에게 차승원이라는 배우가 케첩과 어묵을 쓱쓱 만들어 내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콩나물국이나 매운탕을 맛있게 끓이는 것(물론 이것도 놀라운 장면이었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신선한 충격을 받은 시청자가 나뿐이 아닌 듯하다. 주변의 반응도 비슷하고 그 인기는 높은 시청률로 나타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가만히 돌이켜 보면 딱히 재미나는 사건이나 게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장소를 소개하는 것도 아니다. 지역주민의 삶도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냥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아주 기본적인 모습을, 그것도 요란하지 않게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왜일까?

나는 이 인기가 요리라는 기본적인 삶의 요소에서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를 소외시켰는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식품, 외식산업도 2002년부터 2012년 사이 두배로 성장을 했다고 한다. 둘러보면 들어서는 것은 음식집이나 마시는 곳이기 쉽다. 개업을 구상할 때도 다들 치킨집이다. 김치산업, 도시락산업, 반찬산업, 모두 산업화되고 있다. 그만큼 요리는 소비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음식을 준비하고 정성스레 만들고 같이 먹는 것은 같이 먹는 입, 즉 식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자 즐거움이다. 공공보건의 관점에서도, 쓰레기 처리 관점에서도, 지구온난화 관점에서도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 현실은 이렇다. 부모는 각각 직장에 나가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어딘가에 맞겨져 있던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피곤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음식을 준비하고 같이 즐겁게 먹는 것은 쉽지 않다. 주말이나 쉬는 날도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노동환경에서 틈을 내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쉬울 리가 있나. 그만큼 요리는 최소한의 과정만 거치게 되고 대부분의 과정을 소비로 대체하는 것이다.

노동의 환경이 나은 이들도 사정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맛집을 찾아 차를 몰고 다니고 수입 와인을 맛보는 클럽에서 모임을 즐긴다. 더 비싼 음식, 더 비싼 와인을 찾게 되고, 더 많은 소비를 자랑스러워한다. 혀는 즐거울 테지만 결국 소비다.

밭에서 파를 뽑고, 토마토를 끓여 케첩을 만드는 것에 열광하는 우리는 그만큼 통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얼마만큼 즐거운 것을 잃고 살고, 빼앗기고 살고 있는지 무의식중으로나마 확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러스트레이션 김선웅

Tuesday, February 24, 2015

세월호 토론 - 국제학 학회@뉴올리언스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렸던 국제학 학회 연례회의의 세월호 페널. 



청중반응도 뜨겁거웠고 발표된 논문들도 날카로왔다. 좋은 글들이 모여 더큰 모습으로 세상에 나오길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중대 사건에 학술적 논의가 전무한 상황이라는 서재정 교수의 말에 깊게 공감을 하면서 이를 타개하는 시점이 되기도 기대해본다. 

관련 기사 링크: 미 ‘세월호 토론회’ 열린다 - 경향신문 

Sunday, February 15, 2015

[시론]‘거짓말’ 그 후 - 경향신문

[시론]‘거짓말’ 그 후 - 경향신문 남태현 | 미국 솔즈베리대 교수·정치학 (2015.02.15)



지난주 미국의 언론계는 밥 사이먼과 브라이언 윌리엄스라는 큰 별을 둘이나 잃었습니다. CBS의 사이먼 기자는 2월11일 뉴욕에서 차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외신보도를 맡아온 베테랑으로 유명했고 <추적 60분>과 비슷한 <60미니츠>라는 방송에서도 맹활약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2003년 이라크 침공 직전 거의 모든 언론인들이 애국 칵테일에 취해 이라크 지도자 사담 후세인을 9·11 공격에 옭아매던 미국 정부의 놀음에 놀아날 때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한 것으로 유명했죠. 자신과 조국을 냉정하고 정직하게 볼 줄 아는 그였기에 그의 죽음에 미국 사회의 안타까움은 더더욱 깊습니다.

NBC의 윌리엄스도 베테랑 기자로서 연봉 1000만달러, 약 110억원대의 메인뉴스 앵커로 최근까지 활약했습니다. 그 역시 이라크전을 취재했고 그 활약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헬기를 타고 취재활동을 하던 중 포격을 당하고 비상착륙을 했다는 무용담을 늘어놓았죠. 그 일이 2003년에 있었고 2004년부터 앵커를 맡았으니 유명세가 도움이 됐으리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이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들통났고 윌리엄스 본인이 직접 뉴스에서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일 NBC는 신뢰가 생명인 앵커의 거짓말은 용납할 수 없다며 6개월간 무보수 정직을 발표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조롱거리가 됐음은 물론입니다.

윌리엄스의 경우, 한국의 잣대로 보면 좀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크게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남에게 상처를 준 것도 아닌데, 게다가 뉴스에서 사과까지 했는데 무보수 정직은 좀 심하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 잣대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의 잣대라는 것은 거짓말을 삼시 세끼에다 커피, 간식까지 챙겨먹는 것처럼 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생긴 것이니까요.

이완구 총리 후보자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거짓말을 토해냈습니다. 병역회피 의혹이 일자 1971년 첫 신검을 받은 홍성이 시골이라 X레이 기계가 없어서 찍지 못하고 1975년 대전에 가서 X레이를 찍어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고 변명을 했지만 이 또한 거짓말이었죠. 1971년 첫 신검을 받은 곳은 서울의 육군수도병원이고 X레이에서 ‘정상’이라고 나왔던 것입니다. 언론인을 대학 총장과 교수로 만들어줬고, 언론사와 기자들이 곤욕을 치르도록 ‘김영란법’을 통과시키겠다며 협박을 했지만 이를 부인하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수습을 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국회 재경위에서 활동하며 얻은 정보로 분당에서 성공적인 땅투기를 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나, 타워팰리스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짧은 시일 안에 매매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 1시간당 특강료 1000만원의 황제강연을 한 것은 아니라는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해명 또한 거짓말일 수 있는 것이죠.

이완구 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보면 국정을 책임질 총리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반드시 해소돼야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계속되는 거짓말과 거짓말을 했다는 창피함도 안 보이는 뻔뻔함입니다. 어떤 총리가 될지 미래를 알 수가 없으니 그 사람의 과거를 보는 것이고 그래서 청문회를 하는 것이죠. 거짓말로 이어지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은 그가 이끄는 정부가 어떤 모습일지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이 정도 가지고 심한 거 아니냐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동료 국회의원들과 청와대에는 정직과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왜 중요한 것인지 NBC의 대응을 보고 곰곰이, 진지하게, 오래 생각을 해보길 권합니다. 하긴 그게 그렇게 오래 생각해야 할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Tuesday, February 10, 2015

책] 핵이란 무엇인가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책을 다시 만나는 것은 가슴 뛰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책은 다시 읽어도 감동이 있죠. 보통 그런 일은 문학, 철학류의 책에서 일어나는데 과학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더군요.

지금은 사라진 태멘기획사에서 1983년에 출판한 <핵이란 무엇인가>가 그 책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우연히 1983년 출판된 이 책을 보며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핵이라는 것으 막연히 멋지고 좋은 것이라는 편견에 (당연히) 빠져있던 저에게 그것이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도 핵이라는 것이 정치적이라는 알게했죠.

핵무기 뿐 아니라 핵산업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파괴성과 이를 감추는 정치적, 경제적 음모를 거칠지만 친절하게 밝혔던 이 책을 지금 또 읽으며 새삼 무릎을 치게 되더군요. 지구 온난화, 이를 빙자한 핵의 개발, 사고의 위험--일본의 사태, 대안 등 지금 보아도 그 지혜가 전혀 손색이 없는 놀라운 책여서입니다.

경주방패장 사태를 통해 한국에서도 핵개발이 논란이 되고 있으니 이 책이 다시 읽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가면 있을 듯 합니다. 



 일본의 원자로 용해를 마치 미리 예견한 듯한 설명. 우리는 그 비극을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이죠.



온난화에 대한 예상도 벌써!!! 

Sunday, February 1, 2015

이번주 뉴욕 타임즈 - 노동시장

이번 주와 저번 주는 워낙에 굵직굵직한 소식이 많았죠. 그리고 그 모두 다 중동의 소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이슬람국가'에 의한 일본인 기자 인질의 살해("ISIS Says It Has Killed 2nd Japanese Hostage" JAN. 31, 2015)와 그 반응(Hostage’s Apparent Beheading by ISIS Stirs Outrage in Japan; Analysis: The World's Problems Enter Japan's Psyche, Again FEB. 1, 2015)에 많은 관심이 갔고 그 전 주에는 프랑스에서의 테러와 그 정치적 여파에 대한 보도가 쭉 이어졌습니다.

워낙에 큰 사건들이니 많이들 접하셨을 듯 하고 해서 오늘은 좀 눈에 띄지 않는 기사 둘을 보겠습니다. 우선 미국의 노동시장이 나아졌다는 보도입니다. New Claims for Jobless Aid Hit Lowest Level Since 2000 JAN. 29, 2015. 해고연금을 신청한 사람의 수가 지난 15년간 최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왔죠. 즉 해고를 당한 사람의 수가 줄었다는 소식인 것이죠. 2008년 이후 고용사정의 악화가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로 많은 이들은 반기고 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그 수가 지난 주에 265,000로 떨어졌다는 것이죠. 다만 2000년 사월 이후 최하 수준일 뿐 아니라 주간 하락도 최대치였다는군요. 미국 경제는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유럽이 그리스의 독자노선 선언과 계속되는 불황으로 시끄럽고 중국마저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은 경제회복의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회복, 특히나 고용의 안정은 조심스레 보아야합니다. 실업이 줄고는 있지만 실업자들이 직장을 찾았을 때 임금이 대폭 주는 것이 보통이고 오랜 기간 실업을 겪으며 빛을 내는 등 여러가지로 이들의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을 일들이 산적해 있기때문입니다. 게다가 소위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더더욱 가속되면서 고용이 불안정한 것이 문제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버의 등장은 고용시장에 큰 도전이 될 전망입니다.

Uber’s Business Model Could Change Your Work JAN. 28, 2015.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 우버는 기존의 택시산업을 위협하는 존재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논란은 많지만 받아들이는 분위기죠. 이 기사에서는 우버의 모델이 택시업계 뿐 아니라 고용시장의 판을 흔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소프트웨어와 휴대기기의 발달로 소비자와 서비스 공급자를 직접 연결시켜 주는 것이 우버의 핵심입니다. 자기 차만 있으면 누구나 택시운전이 가능한 것이죠. 회사에 속할 필요가 없으니 내가 일하고 싶을 때 하고 쉬고 싶으면 쉴 수도 있고요.

하지만 반대로 개인은 회사가 주는 안정, 즉 고용, 연금, 일정한 월급 등을 포기해야하는 셈입니다. 다들 뿔뿔히 흩어져서 일용직이 된다고도 볼 수 있죠. 능력이 있는 개인은 득을 많이 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회사라는 울타리조차 없는 고용시장에서 처절하게 싸우다 사라질 수 있죠.

이렇게 된다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질 지도 모릅니다. 노동자가 노동자와 각개격투를 벌어야하는 그런 상황말입니다. 노동자들이 연대해서 노동조합이라는 것을 통해 사회를 바꾼 것을 생각해보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죠.

우버는 어쩌면 사회를 정반대의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무서운 불가사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Thursday, January 22, 2015

또다른 경찰의 시민살해




2014년 12월30일 미국 필라델피아 남쪽 한 도시에서 제람 리드라는 청년이 경찰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경찰차에 있는 카메라에 그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가 되었죠.

정지신호를 무시한 차를 경찰이 세웁니다. 두 경찰관(흑인과 백인)이 내려 양쪽에서 접근하고 대화가 오가던중, 운전석 옆 의자에서 탈이 나죠. 거기 있던 청년 리드와 그쪽으로 접근한 흑인경찰 사이에 긴장이 높아졌고, 리드는 "나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아"를 외치고 경찰은 "꼼짝하지마, 움직이면 쏜다"를 외칩니다. 리드는 이 경고에도 차 밖으로 천천히 나옵니다. 손을 들고, 비무장임이 분명해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경과들은 6발을 리드의 몸에 쏴대고 맙니다.

물론 경고를 무시하긴 했지만 그럴 상황은 아니죠. 총기가 익숙하고, 흑인에 대한 범법자로서의 인식이 뿌리깊고, 폭력과 이에 대한 공포가 만연한 상황이 뱉어낸 또 하나의 비극적 죽음입니다.

최근에는 한 미국경찰소에서 사격연습을 할 때 흑인사진을 걸어놓고 연습을 한다고 해서 비난이 일어났죠.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나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모두 이러한 비극의 일부이자 작지만 공모를 한 셈이죠. Mug shots of black men used for police target practice in North Miami Beach, Florida spur suspension of sniper training - CBS News

지속적으로 공포를 자아내고 이를 이용해 먹는 미국의 자본주의가 그 기본적인 문제이죠. 하지만 특히나 이 총기는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총기에 대한 집착과 총기를 자유의 상징으로 보는 문화, 연방정부에 대한 의심과 반감, 이를 극도로 부추기는 총기협회의 로비 등이 잘 버무려진 결과, 총기를 규제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런만큼 이런 총기살해가 일상적인 곳이 바로 미국이라는 곳이죠.

Thursday, January 15, 2015

알자지라 아메리카의 통진당 해산 관련 보도

알자지라 아메리카와 통진당 해산에 관해 간단한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그 기사가 나왔다.
다음은 기사에 실린 내 인터뷰 인용 부분.

“To me, the most dangerous and worrisome thing in [South] Korean democracy at this moment is that people have nowhere to turn. If you remove political parties, if you remove street protest, what is left?” said Taehyun Nam, a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at Salisbury University in Maryland whose research focuses on East Asian politics and protest movements.

한국의 민주체제가 휘청이고 있다. 휘청이고서 그만큼 더 성숙하면 다행이지만 휘청이면 쓰러질 수도 있다. 민주체제를 파괴하는 민주정부... 큰 숙제다.

기사전문은 아래 링크에.

"Court dissolution of left-wing party in South Korea raises alarm" January 15, 2015

Monday, January 5, 2015

비선 국정개입 수사 종결

황당한 검찰 발표,
모임이 없었으니 개입도 없다.

냄새가 안 나니 똥이 아니다.
열이 안 나니 아픈건 아니다.
배가 고프니 먹은 것은 아니다.

뭐 이런 느낌이다...



Saturday, January 3, 2015

이번 주 뉴욕타임즈 - 울트라왕짱초수퍼 갑질

이번 주에 눈에 띄는 주제라면 '제재'아닐까 합니다. 서방의 적대국가에 대한 제재를 말하는 것인데 지구 양 끝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어거지라는데서 묘하게 통하는 제재입니다.

하나는 미국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제재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계속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아랍국가입니다. 예전에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속한 곳이였으나 1967년 이스라엘의 6일전쟁이후 이스라엘의 불법적 군사 점령을 이어가고 있죠. 이 점령밑에 신음하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을 대표하는 과도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에 회원국이 되기위한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Palestinians Set to Seek Redress in a World Court " (1/1/15) 이게 뭐 대단한 일이냐 할 수 도 있지만 알고보면 별일입니다.

회원이 된다면 그건 팔레스타인이 나라로 인정받는 일이 될테니까요. 이스라엘로서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 점령하의 조선이 국제기구에서 나라로 공인받는 다고 상상해보세요. 게다가 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원이 된다면 그 재판소에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따질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더더욱 골치죠. 당연히 이스라엘과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이런 움직임을 비생산적이고 "counterproductive" 긴장을 고조시키는 "escalatory" 것이라며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이스라엘측의 경제 제재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떠들고 있죠. 예를 들어 이스라엘 정부가 제공하는 세금공제라던가 여행금지 또는 미국에선 연간 4억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끊을 수도 있죠. 물론 회원국이 된다고 이들 뜻되로 되기엔 사실 너무나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Joining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Wouldn’t Guarantee Palestinians a War Crimes Case (1/1/15) 법정에서 다투기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케이스가 법리적으로 약할 수도 있고, 팔레스타쪽도 피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회원국이 아닌 관계로 재판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난은 사실 답답한 것이죠. 팔레스타인들의 무력저항은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면서, 국제사회의 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에 기대는 것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니까요. 팔레스타인은 가만히 엎드려 있어라는 소리인 것이죠. 팔레스타인들이 이를 받아들일리도 없고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이 갈 수록 고립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또다른 제재는 북한을 향한 것입니다. 소니 영화사의 김정은 암살을 다룬 문제의 영화 <인터뷰>가 사이버공격 이후 내부의 정보가 흘러나오자 상영이 취소되었죠. Sony Cyberattack, First a Nuisance, Swiftly Grew Into a Firestorm (12/30/14) 곧 미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소니를 비난했을 뿐 아니라 북한을 그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보통 조심스런 오바마 대통령인데 이렇게 직접 대놓고 나라를 지목하고 비난하는 이례적 제스쳐였죠. 게다가 제한적이고 상징적으로나마 경제 제제조치를 발표했습니다. US Slaps Sanctions on North Korea After Sony Hack (1/2/15) & More Sanctions on North Korea After Sony Case (1/2/15)

이것이 좀 찝찝한 이유는 사실 북한이 그 배후라는 확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방수사국은 북한을 지목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그 증거가 너무나 빈약하다고 말합니다. 북한해커가 쓰는 아이피주소를 썼다, 그들의 코딩이 심어져 있었다고는게 주요 근거인데 다른 해커가 북한인척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게다가 한 권위있는 민간기구의 조사또한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북한이 그 배후가 맞냐는 의심이 커졌죠.  이들은 전직 소니 직원이 해고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구체적 아이디까지 제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오바마 정부의 제재조치가 발표된 것입니다. 오바마의 체면때문일 수도 있고 이래저래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던 차에 북한이나 한번 두드려보자는 심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거나 신중치 못한 것이죠.

두 제재 모두 생뚱맞고 어이없지만 저항하기 힘들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죠. 미국이라는 제국의 울트라왕짱초수퍼 갑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