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y 22, 2020

범죄 드라마 추천 18 -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한국 범죄드라마의 최고 수작.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먹힐만큼 발전했죠. 좋은 범죄드라마도 꽤 있습니다. 김혜수 주연 <시그널>은 시간여행(?)의 요소가 잘 섞여 독특한 재미를 줬죠. 조승우 주연 <비밀의 숲>도 범죄와 검찰이 얽히는 스토리를 잘 풀었습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황시목 검사, 독특한 캐릭터였죠. 최근 방영을 마친 <본대로 말하라>도 아쉬움(지나치게 잔인; 장갑좀껴)은 좀 있지만 괜찮았습니다. 천재 프로파일러, 한번 본 것은 그대로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형사, 이들을 이끄는 강렬한 여자 팀장, 캐릭터가 강렬했죠.
한국 범죄드라마는 본격 범죄 드라마가 아닌 뭔가 꼭 껴있는 (천재, 시간여행, 초능력) 한계가 있었습니다. 있을 법한 형사가 있을 법한 범죄를 다루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작품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제껏 리뷰를 안 했었습니다.) 안타까웠죠. 티브이 드라마가 잘 발달했는데 왜 이럴까. 왜 정면도전을 못할까. 
아무도 모른다 : SBS

그러던 찰라, 봤습니다. <아무도 모른다>
차영진 팀장은 어릴적 상처가 있을 뿐, 보통 형사죠. 그 팀도 보통 형사들입니다. 적당히 질투도 하고, 의심도 하고, 열심히 일 하는 직장인. 이들 사이 가끔씩 나오는 유머는 긴장을 풀어줍니다. 하지만 지나치지 않죠. 경찰 뿐 아니라 범인도 과거가 있고 사정이 있었음을, 가볍지 않게 보여줍니다. 덕택에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자연스레 끌어내죠. 형사들이 현장에서 장갑을 끼거나 그게 없으면 뭐라도 잡고 뒤지는 모습은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놓치는 점이었죠. 시점을 옮겨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처리도 세련됐습니다. 수십년전 과거 몇 달전, 몇 시간전 과거를 보여주며 흥미를 더했죠. 영국드라마에서 잘 볼 수 있는 기법이었습니다. 
김서형이 열연한 차영진 팀장은 보내기 아까운 인물이었습니다. 강하지만 슬픔과 분노도 쉽게 들어냈습니다. 뛰어난 리더십, 동료 둘을 구하는 무술실력 등등 시즌제로 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정글과 같은 학교. 지옥과 같은 교회의 모습도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설정이었습니다. 음악도 좋고 크레딧 처리도 좋았습니다. 
여러모로 잘 된 수작, 감사히 잘 봤습니다. 

내 추천: 꼭 봐*** -- 재밌어 -- 볼만 해 -- 그냥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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