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October 8, 2020

미국 정치 이야기 #7, 권위주의의 그림자

 11월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트럼프 재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10% 가량 앞서고 있고 선거의 판을 가를 경합주의 대부분이 아닌 전부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이는 TV토론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토론을 완전히 망치고, 트럼프 본인이 코로나에 걸리면서 둑이 터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제는 공화당 텃밭마저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조지아에서 바이든이 근소하게 앞서고, 텍사스에서도 동률입니다. 텍사스를 내어주면 역사적 선거가 될겁니다. 바이든의 승리가 아니라 앞도적 승리도 가능하죠. 

물론 2016년에도 전문가들이 이런 소리를 하다 큰 코 다쳤죠. 그래서 이번에는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저번만한 예측의 오류가 있다는 가정을 해도 바이든이 앞서고 있습니다. 코로나사태가 끝날 기미가 없고, 경제도 불안합니다. 그럴수록 트럼프의 언행도 더할수 없이 상스럽고 위협적이 되가고 있죠. 막 던지다 하나 걸려라는 식인데 그럴 수록 대중은 더 차가와지고 있습니다. 파국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선거 패배로만 끝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트럼프는 갑니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말이죠. 하지만 트럼프가 바꿔놓은 정치지형은 한동안 지속될겁니다. 그는 극우를 정치무대 한가운데 올려놓았습니다. 그들이 쉽게 내려갈 턱이 없죠. 이들을 이용해 정치적 성공을 맛본 정치인들중 누군가는 트럼프 행태를 이어갈겁니다. 극단적이고 황당한 음모론자도 공화당 티켓을 땄죠. 아마 의회에 진출할 겁니다. 기존의 정치인들도 극우에 놀아나고 있죠. 

극우의 성장은 장외에서도 큰 골치거리입니다. 인권운동을 견제하기 위해 무장을 한채 거리를 활보하고 대통령과 경찰은 이들을 환영했습니다. 이런 무리 중 하나는 심지어 미시건주지사를 납치하려다 체포됐죠. 이들은 스스로 극우로 보지 않습니다. 상인들의 재산과 공공의 안녕을 지킨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죠. 이들의 의도가 무엇이건 그 결과는 뻔합니다. 국내정치의 혼란은 가중되고, 극우의 정치공간만 넓어지고 있죠. 

한국의 정치깡패, 무장집단들은 이승만을 도왔고 정치퇴행을 가져왔습니다. 공공연한 위협과 폭행 뿐 아니라 암살도 서슴치 않았죠. 서청처럼 대규모 군사작전에 참여해 학살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그 여파는 작지만 아직도 느껴집니다. 

트럼프가 저질러 놓은 정치만행덕에 미국은 시험에 들었습니다. 11월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치워야할 똥이 너무 많고 그 악취는 너무 독합니다. 바이든 정부가 과연 얼마만큼 치울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양분된 미국사회가 그 노력에 과연 동참할까요. 트럼프를 아직도 지지하는 40%의 유권자들은 이를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청소에 적극적이지 않을테죠. 그래서 그 그늘은 아주 길고 굉장히 어두울 듯 합니다. 트럼프가 보여준 것은 스스로의 기행뿐만 아니라 그 기행의 무대인 어두운 미국 사회의 맨얼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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