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7, 2011

이명박 대통령 지지도 믿기 어려워

한국일보 (와싱턴 디씨판)"이명박 대통령 지지도 믿기 어려워"
http://dc.koreatimes.com/article/648102

남태현 솔즈베리 대학 정치학 교수, MD
입력일자: 2011-03-07 (월)

한국일보 오피니언란(2월 28일자)에 실린 정진영 경희대 교수의 글 (http://dc.koreatimes.com/article/646621)을 반박하고자 한다.
정 교수의 글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한국국민의 놀라운 지지를 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50% 정도의 지지도를 얻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그 지지의 주요한 원인으로 세 가지를 들고 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적극적인 경제외교의 전개” 그리고 “한미 관계의 강화와 대북정책의 정상화”를 그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정 교수의 글은 내 수업을 듣는 학생이 썼다면 C를 주기도 힘든 글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그가 말하는 이명박에 대한 지지도 자체가 허황되다는 점이다. 그 놀라운 50% 정도의 지지율을 보라. 이 지지율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는 한나라당 의원들조차도 의심하는 것이다. 지역구를 돌아본 많은 의원들이 수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 50%에 대해 “대체 그런 조사는 어디서 나온 거냐?(한나라당 박성효 최고위원)”는 힐난 섞인 질문이 나왔다(경향신문 2월 16일자).

더구나 지역에 따라서는 민심이반이 더욱 심하다. 그럼, 왜 이렇게 지지도와 실제 피부로 느끼는 지지의 정도가 다른 것일까? 이는 바로 여론조사 방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론조사는 전화로 하는데, 이는 주로 집 전화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요즘 집 전화로 전화를 하는 한국 사람은 대부분 핸드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 국한된다. 그러므로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나이 많은 기존 지지층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많이 반영된 조사라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가 저조한 중년, 청년들의 목소리는 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으로, 이 대통령의 지지가 놀랍다는 그의 관찰은 학자로서는 더욱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결론이 허황되므로, 그 결론을 입증하는 그의 논의는 더욱 허망하다. 사실 논할 가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살펴보자.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라는 말은 도무지 무슨 소리일까. 여기 계신 동포들은 미국 뉴스를 조금이라도 보셨다면 아실 듯이, 20개국의 정상이 모였다고는 믿어지기 힘들만큼 이 정상회담은 지면을 장식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성공이라면, 아무 탈 없이 이루어졌다는 것 외에는 도대체 무엇을 이루었는지 알 수 없는 벌써 많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가는 아무 성과가 없는 것이었다.

“적극적인 경제외교의 전개”라는 것도 한미자유협정을 말하는 것인데, 이 또한 이대통령이 아닌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이었다. 글의 시작에 “세계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건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겠다. 1997년의 위기라면, 김대중 대통령이 극복했고, 현재의 세계 금융위기라면 미국과 유럽의 위기를 말하는 것일테니까. “녹색성장”이라는 그의 표현은 사실 이 대통령도 들으면 웃을 일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강산이 파헤쳐지고 있는데 이걸 녹색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억지나 무지다.

“한미관계의 강화와 대북정책의 정상화”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일 수 없다. 한미 관계는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지 한국의 대통령이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결국은 손을 들고 미국에 굴복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대북정책의 정상화 또한 정 교수의 안목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북한에 적대적이건 아니건, 현재 이명박의 정책이 성공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의 정책은 결국 평화를 지키는데 실패했고, 이를 가리켜 성공이라고 말하는 것은 태풍으로 무너진 집터에 남아 짖고 있는 개를 보고 집 잘 지켰다고 칭찬하는 것과 같다.

말도 안 되는 근거로 말도 안 되는 결론을 뒷받침하려는 정 교수의 글은 정말이지 말이 안 된다. 평생 공부와 글쓰기로 시간을 보낸 정진영 교수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형편없는 글이 한국 어디도 아닌, 이 먼 타향에 실린 이유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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