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with label 최순실.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최순실. Show all posts

Wednesday, March 1, 2017

[세상읽기]경험을 나누는 것이 민주체제


기록적 한파의 경험과 지구온난화 간의 괴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경험이 중요한 자산임은 상식입니다. 취업 공고엔 경험자 우대라는 글귀가 자주 등장하고 역사가 소중하게 다루어지는 이유입니다. 논쟁에서도 경험을 앞세운 말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고 내가 직접 겪었다고 하면 주장에 힘이 실리게 마련이죠. 그래서 논쟁이 치열할수록, 경험이 많다고 생각할수록 이런 화법을 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정치인 중에도 꼰대가 많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표적인 경우죠. 2016년 선거전 내내 비즈니스 경험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환심을 샀습니다. 자신의 엄청난 부는 곧 지도자가 지녀야 할 자질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떠들어댔죠. 비난과 반대도 컸지만 많은 이들은 고개를 끄떡이며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명박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치인입니다. 대통령 시절 그 유명한 ‘해봐서 아는데’ 시리즈를 쏟아냈죠. 장사를 해봐서, 배를 만들어 봐서, 민주화운동 해봐서 등등 경험을 강조, 과장하면서 주장의 근거로 즐겨 삼았습니다.상사나 연장자 등 경험이 많다고 여기는, 또는 여겨지는 층이 상대적으로 경험이 얇거나 그렇게 여겨지는 이를 향해, 경험을 무기로 일방적 말을 쏟아내는 경우 전자를 ‘꼰대’라고 부릅니다. 꼰대들의 말투도 굉장히 비슷합니다. 나는 이렇게 잘하는데 너는 왜 그러냐는 식의 말투가 그 전형이죠. 나는 생전 그런 실수가 없었는데 넌 매일 실수냐. 나는 더한 일도 참았는데 넌 왜 그것도 못 참냐. 내가 학생 때는 패기가 넘쳤는데 너희는 왜 열정도 없냐. 즉 꼰대는 경험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돼 의미 있는 대화나 검증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하겠습니다.

경험이 소중한 것은 맞지만 큰 함정도 있습니다. 경험은 기억이 되고 자아의 일부가 되는 까닭에 미화되기 쉽죠. 실수나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는 묻히거나 심지어 잊히기도 합니다. 트럼프의 경우 도산과 빚으로 고생했지만, 선거전 동안 이런 실패에 관해서 일언반구도 없죠. 또 한편으로 경험은 개인적일 수밖에 없기에 편협한, 또는 그릇된 결론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눈보라의 경험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의심은 좋은 예입니다. 아무리 무시무시한 눈보라가 쳐서 집이 완전히 묻히고 전기가 일주일 끊기는 경험을 했다 해도 이는 개인의 지엽적 경험일 뿐이죠. 하지만 이런 경험을 지구온난화 현상의 방증을 찾은 듯 으스대는 사람도 미국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경험을 맹신하며 편협한 시각을 정치세력화한 이들은 그래서 위험합니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6·25전쟁의 경험, 전후 불안정한 시대를 산 경험이 정치적 열정의 근원이 됐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빨갱이’들에게 당했다는 기억은 빨갱이가 사라진 시대에서 빨갱이를 계속 찾게 하였을 겁니다. 그러니 그 빨갱이를 보지 못하는 일반 시민들이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가슴 시릴 만큼 아프게” 부모를 총탄에 잃은 박근혜는 자신의 불안감을 바탕으로 “국민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겠다며 사드를 밀어붙였습니다. 심지어 대통령의 권한을 “선생님”에게 던져주고서 “컨펌”을 기다리는 것마저 정당화했습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원망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경험했다는 확신은 검증을 힘들게 해 위험합니다. 억지와 꼰대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각종 오류에 취약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경험을 무작정 버릴 수는 없죠.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을 모으는 지혜입니다. 어제 눈 폭탄을 맞았지만 겨울 전체를 보면 역사적으로 더운 겨울이었던 것, 이제는 저성장 경제의 구조적 제한이 젊은이들을 억누르고 있다는 것, 우리 집이 빨갱이 손에 몰락했지만 서북청년단의 총칼에 마을 전체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경험을 서로서로 나누어야 합니다. 어제와 오늘을 살피고 나와 너의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민주체제는 이를 정치적으로 구체화한 겁니다. 서로의 경험을 비교해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 민주체제이죠. 한 사람의 직관과 경험에 기댄 권력은 독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혹시 독재에 익숙해지지 않았었나요. 박근혜를 파면하며 느슨해진 경계의 줄을 바꾸어 매야겠습니다.

Tuesday, December 6, 2016

박근혜 사퇴를 요구한다. 해외학자 성명서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저희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정치 변화에 큰 관심을 갖고 염려하는 해외 학자들입니다. 살고 있는 지역과 연구하는 주제는 다양하지만 저희는 하나의 가치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민들의 수많은 희생과 노력으로 이룩해 낸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존경과 자부입니다. 그러나 지금 드러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은 이 사태가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저희 해외 학자들은 한국 국민들의 깊은 절망을 통감하며, 동시에 전국민적 저항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 민주주의 회복의 의지와 열망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저희는 현재 한국 국내 및 해외 여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한국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운동에 동참하려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으로서의 중대한 권한과 임무를 최순실이라는 일개 민간인에게 위임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의 통치 행위를 아무런 공직을 갖지 않은 일반인에게 제멋대로 맡긴 헌정 파괴 행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과 대통령 비서실을 통해 재벌들로부터 800억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걷어들였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한 심각한 부정부패 행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국정원, 검찰을 동원하여 언론을 통제하고 여론을 조작했으며 공직과 민간 기관에 자신의 사람들을 임명하고 반대자들을 제거했습니다. 이 또한 권력을 남용하여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와 제도를 파괴한 중대한 위법 행위입니다.

박근혜 정권 하에서 언론의 자유는 크게 위축되었고 사상의 자유 또한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활동과 발언은 블랙리스트로 억누르면서 한 개인에게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법, 학칙, 원칙, 상식 모두를 무너뜨렸습니다. 관제 데모가 되살아났고 공작 정치도 판을 쳤습니다. 세월호의 진실은 은폐, 왜곡되고 여론은 호도되었습니다. 일본 정부와의 굴욕적인 합의로 위안부 할머니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도 모자라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밀어붙였습니다. 국민의 뜻에 반하기는 사드 배치 강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북 정책 실패는 남북관계의 균열을 초래했고 그 결과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번 위기는 박근혜 한 개인의 일탈 행위의 결과가 아닙니다. 현 정부는 대통령 박근혜의 수족이 되어 부정과 부패의 대리 집행인 역할을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자 대통령의 국정 농단 파트너입니다. 재벌은 이들에게 불법 자금을 지원한 댓가로 온갖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수구 언론은 박근혜 정권과 이들의 비리를 묵인하고 비호하였습니다. 이들은 함께 한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공권력을 사익 추구에 사용한 공범으로서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을 조롱하고 기만하였습니다.

이에 저희 해외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라.
2. 국회는 즉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하라.
3.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들의 불법 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고 엄중히 처벌하라.
대한민국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한국 정치와 사회, 경제의 민주화를 심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해외 학자들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재벌 및 보수 언론과 맞서 싸우고 있는 한국 국내, 국외의 모든 동포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이 이루어질 그 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권경아, 오클라호마대, 미국
김선미, 라마포 뉴저지 주립대, 미국
남윤주, 버팔로대, 미국
남윤진, 도쿄외국어대, 일본
남태현, 솔즈베리대, 미국
서재정, 국제기독교대, 일본
유종성, 호주국립대, 호주
이윤경, 토론토대, 캐나다
전현진, 메릴랜드 주립대, 미국
조현각, 미시간 주립대, 미국
홍승혜, 하와이 주립대, 미국

President Park must resign immediately!

We are scholars concerned about South Korea's democracy and political change. While we live in different parts of the world and study divergent topics, we share respect for and pride in South Korea's democracy built on Koreans' sacrifice and struggle. We are stunned by the recently-revealed political scandal that President Park Geun-hye and Choi Soon-sil have assaulted the Korea's Constitutional order and democratic principles. We share not only the despair and anger of Korean citizens but also their ardent desire to re-construct Korea's democracy. Today we join them in their struggle to remove Park from the presidency and restore democracy.

President Park Geun-hye has relegated the power and responsibilities that the constitution bestows to the president to her confidante Choi Soon-sil. It constitutes a wanton violation of the constitution to yield the presidential power to a private citizen who holds no public office. President Park deployed Choi and the presidential office to collect illegal fund of 80 billion won from Korea's conglomerates (chaebols), abusing the presidential power to commit a large scale corruption. She mobilized the Blue House,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and the Prosecutor's Office to control the media, manipulate public opinion, appoint their cronies in public and private positions, and remove critics. These actions are nothing but a gross abuse of the presidential power and a serious violation of the rule of law and democratic principles.

Furthermore, President Park has persistently suppressed basic civil liberties such as the freedom of the press and conscience. She has crafted blacklists to stifle dissenting voices while violating the law to grant special privileges to her personal connections. Her regime has sponsored counter-protests against critics and engineered political manipulations. Not only did the government fail to rescue hundreds of passengers from the slowly sinking Sewol, but it has also concealed and distorted the truth about the Sewol tragedy. Park's regime has also angered the nation with a series of measures: it concluded an illegitimate agreement with the Japanese government on "Comfort Women" it is pushing forward the scheme to nationalize history textbooks and it rushed to sign the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GSOMIA) with Japan. Its failed policy toward North Korea has resulted in the breakdown of the inter-Korea relationship and heightened insecurity. It is only exacerbating the situation by recklessly proceeding with the deployment of THAAD against Korean citizens' opposition.

President Park is not the only culprit. Various state institutions and officials have operated as her personal apparatuses to execute corruptions and crimes. The Saenuri Party, too, has colluded with her in her unconstitutional and illegal activities. The chaebols are suspected to have offered illegal political funds in return for the guarantee of special interest. The conservative media has shielded the regime by covering up or remaining silent on their dirty actions. These actors are accomplices who together with Park have undermined democratic rule and abused government authority for private gains.

Park and her party have turned the clock backward, rolling the proud tradition of South Korean democracy back to the dark time of the past authoritarian rule. No longer can we, the scholars abroad who are deeply concerned about Korea's democracy, sit silently watching Park's corruption and authoritarianism. We stand together with the Korean people who are waging a fight against President Park, the Saenuri Party, the chaebol, and the corrupt media in order to restore democracy, fairness, and justice.

We, the undersigned, demand the following:
1. President Park must resign immediately
2. The National Assembly must immediately start the process to impeach the president and
3. The Prosecutor's Office must thoroughly and impartially investigate President Park and her partners in crime, and the Judiciary must impose a maximum penalty on them for their wrongdoings
It is our hope that Korea takes the Park-Choi scandal as an opportunity to deepen democracy in politics, economy, and society. We the undersigned overseas scholars shall stand with the Korean people until President Park resigns and Korea's democracy is restored.

Hyunkag Cho, Michigan State University, USA
Seunghye Hong, University of Hawai'i at Mānoa, USA
Hyun-Jin Jun, University of Maryland, USA
Seon Mi Kim, Ramapo College of New Jersey, USA
Kyong-Ah Kwon, The University of Oklahoma, USA
Yoonkyung Lee, University of Toronto, Canada
Yunjin Nam, Tokyo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Japan
Yunju Nam, University of Buffalo, USA
Taehyun Nam, Salisbury University, USA
Jae-Jung Suh, International Christian University, Japan
Jong-sung You,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ustralia

Thursday, November 17, 2016

시국선언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절차 중단하고 모든 외치에 손 떼라"

현재 대한민국은 비상시국이다.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정을 농단하고, 사법체계를 위반하는 행위가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이로 인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 및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박근혜대통령은 이미 내치는 물론이지만 외교·안보·통일을 책임질 능력이 없음이 입증됐다. 대한민국의 현 통일·외교·안보 난맥상을 초래한 대통령이 ‘외치’를 계속 좌지우지한다면 대한민국은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는 엄중한 상황이다.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은 합리적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난맥상, 바로 그 자체였다.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함으로써 자주국방의 기틀을 맞을 수 있는 기회를 던져버렸다. 위안부 문제를 앞에 내세우고 일체의 대일외교를 중단하더니, 갑자기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맺었다. 장관을 포함한 통일부 내의 신중론을 갑자기 뒤집어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자신의 공약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한반도 불신프로세스로 퇴락했다. 근거 없는 ‘북한붕괴’설을 무슨 예언처럼 신봉하며 제재와 압박에만 몰두했다.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신장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마저도 안보를 우려해야 할 지경에 처했다. 이러한 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대신, 박근혜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을 덜컥 내려 대한민국과 동북아전체를 위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그 결과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동북아 불안·긴장 상태로 귀결됐다.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총체적 파국은 오롯이 박근혜대통령의 책임이다. 박근혜대통령 뒤에 비이성적 비선실세가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그간의 난맥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박근혜대통령의 책임을 면제하는 구실이 되지는 않는다. ‘외교’는 ‘외유’가 아니다. 비선실세가 골라준 옷을 입고 미소 지으며 패션쇼를 펼치는 자리가 아니다. 다른 나라 정상을 마주하고 "밤잠을 못자며 걱정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자리가 아니다. 안보와 관련된 비밀정보를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한 개인과 공유하고, 통일 정책을 발표하는 연설문을 사이비 종교인이 수정하게 했다면 대통령은 외치를 담당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이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박근혜대통령을 로봇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미신적 종교에 의해 국정이 농락당했다는 등 조롱조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전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재외동포들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는데, 대통령이 얼굴을 들고 외교를 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대통령은 외교·안보·통일의 총체적 혼란을 초래한 장본인이다. 우리는 박근혜대통령이 당장 외치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그 동안 사드 배치 및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논의 등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한민국과 동북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정책 등은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박근혜대통령은 내치든 외치든 국정을 이끌 능력과 정당성을 상실했으므로 마지막 남은 국민에 대한 의무로서 퇴진해야 마땅하다.

정부에 요구한다! 나라의 혼란한 틈을 타서 나라의 미래가 걸린 한일정보보호협정과도 같은 중요한 조약이나 협약을 추진하려는 모든 시도를 멈추고,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 시급한 사안이라면 국회비준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하도록 하라.

야당들에 요구한다! 외치를 마치 박근혜대통령이 내치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한 교환조건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 내치와 외치는 분리할 수 없을뿐더러, 외치는 우리의 미래를 더욱 파국으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재차 강력히 요구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대응을 국면 전환용으로 삼지말라. 외치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하루빨리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공백을 최소화하라.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

정세현(한반도평화포럼공동대표)

문정인(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이종석(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고경빈(한반도평화포럼 이사)

구양모(미 노스위치대 교수)

김광길(변호사)

김근식(경남대 교수)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서진(개성공단기업협회 전무)

김용현(동국대 교수)

김연철(인제대 교수)

김한정(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준형(한동대 교수)

김화순(한양대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연구원)

남태현(미 솔즈베리대 교수)

박순성(동국대 교수)

박진원(한반도평화포럼 사무처장)

백학순(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서재정(국제기독대 교수)

서보혁(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HK연구교수)

양기호(성공회대 교수)

양성철(고려대 석좌교수)

여혜숙(전 평화를만드는여성회상임대표)

이장희(한국외대 명예교수)

이수훈(경남대 교수)

이선종(원불교 교무)

이오영(남북경협포럼 공동대표)

이제훈(한반도평화포럼 기획위원)

이창희(동국대 연구교수)

인기영(의사)

정완숙(디데모스 대표)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정현태(전 남해군수)

조현장(의사,부산참여자치21 대표)

진희관(인제대 교수)

최종건(연세대 교수)

한정숙(서울대 교수)

함보현(변호사)

홍석률(성신여대 교수)

홍순계(남북경협포럼 공동대표)

황방열(오마이뉴스 기자)

황준호(한반도평화포럼 기획위원)

황인성(전 청와대시민사회 수석) 이상 42명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3352#csidx63398f3afb7a2b4a656921b6d3abfeb

Monday, November 14, 2016

[왜냐면] 또 다른 박근혜를 막아야 합니다

한겨레 (2016.11.14)

드디어 사임했습니다. 최측근 권력 남용이 문제였죠. 여기에 뇌물 등 여러 혐의가 겹치며 여론이 악화됐고 더는 버틸 수 없었습니다.

2013년 6월 체코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페트르 네차스 총리 최측근이자 연인이었던 나기오바가 이혼 중이던 총리 부인을 감시하기 위해 공권력을 쓴 것이 큰 쟁점이었습니다. 뇌물 등 비리도 있었지만, 권력을 사유화했던 나기오바의 전횡은 공분을 샀죠.

체코 국민의 분노가 이해는 가지만 어디 우리 분노만 할까요. 그 분노는 광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두 주말 연속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잠을 자는 공주처럼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거국중립을 미끼로 시간을 끌고 있죠. 민주당 지도부도 하야, 탄핵, 거국내각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우리의 분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공권력 개입으로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했고 오만으로 남북관계의 파탄을 낳았습니다. 무능으로 국정운영은 무너졌고 무관심은 목숨을 앗아가기까지 했죠. 취업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크게 둔화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크게 위축됐고 사상의 자유마저 침해를 받았습니다. 관제 데모가 되살아났고 공작 정치도 판을 쳤죠. 이제 국민이 준 권력을 남에게 던져주고 놀이하듯 사리사욕을 채웠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을 통째로 뒤흔든 그런 대통령을 몰아내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게 우리를 분노케 합니다.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지만 몇몇 검사의 판단과 의지에만 기대야 하는 이 현실이 우리를 분노케 합니다. 힘없는 이들은 죽이고 재벌들은 살렸지만 저렇게 당당할 수 있는 대통령의 미소가 우리를 분노케 합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임에도 체코 총리가 사임한 데에는 정치체제가 이를 강제했기 때문입니다. 체코도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비례선거제도와 의원내각제를 바탕으로 민주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는 의회선거만 하고 여기서 과반을 얻은 정당 또는 정당 연합이 정부를 꾸립니다. 비례선거 덕에 한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정당 연합이 주로 그 일을 하죠. 이렇게 꾸려진 정부의 수반, 즉 총리는 그 과반의 의석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반의 지지를 잃으면 정부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니까요.

권력을 잃을 가능성이 제도화돼 있으니 항상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의 마음입니다. 연합 내 소수정당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체코에서처럼 말이죠. 체코 민심이 싸늘해지자 연합정부를 이루던 다른 정당들로서는 불안했습니다. 그런 총리를 감쌌다가는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뻔했고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차스 총리가 인격이 더 훌륭해서 자리에 물러난 것이 아닙니다. 정치체제가 정부 수반을 정치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스위치를 국민에게 줬기 때문이죠.

박근혜는 곧 물러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박근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정부를 해고할 힘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의 헌법으로는 그럴 힘이 없죠. 개헌해야 합니다. 그 개헌은 의원내각제를 향해야 합니다.

의원내각제가 익숙지 않은 듯하지만 이미 시행했었습니다. 바로 독재자 이승만을 몰아낸 4·19혁명의 기운으로 말이죠. 일인독재를 막기 위해 시작한 의원내각제 민주체제는 일인독재를 꿈꾸던 박정희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박근혜는 예를 찾아보기 힘든 유령독재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덕택에 그 아비가 파괴한 의회주의 전통을 되살릴 기회를 준 셈이죠. 국민의 정부 파면 권력을 되찾을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