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19.05.30)
한 사람의 내면은 치열한 싸움 속에서 드러납니다. 그 싸움은 어딘가를 엄숙하게 향하기도 하죠.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던 고상돈이나 모두가 꺼리던 소록도를 향하던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의 싸움이 그랬습니다. 때로는 무엇인가를 반대하기 위한 싸움도 합니다. 하얼빈 역에서 방아쇠를 당기던 안중근의 손길, 1987년 종로 한 골목길에서 민주화를 외치던 소녀의 눈물, 뻔히 질 것을 알며 부산으로 내려가던 한 정치인의 발길에는 아무 말 없어도 그 사람의 진심이 보입니다. 그래서 자연히 고개를 숙이게 되죠.
황교안도 진심을 솔직히 드러냈습니다.
5월1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한다 … 정치적 입장에서도 동성애는 우리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며 교육을 통해 동성애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죠. 정체성 이슈인 동성애를 선택의 문제로 본 그릇된 시각보다 그 배경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의 반대, 그의 싸움이 어디 있는가. 바로 성경입니다.
2017년 한 기독교 강연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놀랄 일은 아니죠. 황교안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50년 동안 주일 예배를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독실한 기독교 전도사입니다. 검사 시절에도 부임하는 곳마다 예배 모임을 만들어 ‘검찰 복음화’를 외쳤죠. 가난하고 공부도 못했던 자기가 관직에 오른 것도, 총리 시절 가뭄을 극복한 것도, 법안 통과도 예수 덕이라며 자기 믿음을 자랑했다죠. 다른 종교를 어떻게 보는지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 한 절을 찾은 황교안은 합장도, 예법에 따른 반배도, 의식 참여도 거부했죠. 내 신만 정당하고 그의 가르침 그대로, 온전히 따르며 세상과의 타협을 반대한다는 시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시각을 기독교 근본주의라고 하죠.
어떤 종교건 근본주의가 활개를 칠 때는 정치적 이유가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디 왕가처럼 권력을 유지하고 공고히 하는 데 쓰곤 하죠. 정부가 역할을 못하면 그 공백을 채우기도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그런 경우죠. 정책으로 승부가 안되니 종교를 동원해 표를 모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인도 모디 총리가 그랬고 미국의 공화당도 그랬습니다. 미국 공화당은 기독교 세력을 교묘하게 이용했습니다. 낙태, 동성애 등 가치 이슈를 들고나와 보수 기독교 표를 쓸어 모았죠. 덕택에 공화당은 부자 배를 불리는 경제정책을 내면서도 가난한 다수의 표를 끌어모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 삶은 점점 힘들어지고 그럴수록 성서의 외침을 더 크게 틀어댔죠. 대립과 불신은 커갔습니다. 극단적 정파성은 최근 유례가 없을 정도로 깊어져 심각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런 교활한 정치가 공화당 자기 발등마저 찍고 있습니다. 극우 정치에는 종교와 가치뿐 정책이 상관이 없죠. 그러다 보니 정책에 무지하고 목소리만 큰 사람이 활개를 칠 판을 깔아준 셈이 되었죠. 거기에 트럼프가 등장한 겁니다. 이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어 공화당 주류를 다 삼켜버렸습니다. 하긴 공포정치와 전쟁도 벌어지는 마당에 이런 종교의 폐해는 얌전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문제는 심각합니다.
어떤 종교를 따르고 그 믿음이 근본주의적일지 아닐지 선택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교회가 아닌 공당의 대표라면 좀 생각해봐야겠죠. 황교안이, 자유한국당의 정책과 주장이 공익을 해치면서 자기 믿음만 따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당대표직을 맡은 지 두세달 만에 근본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듯한 황교안의 행보가 걱정스럽습니다. 다른 종교를 무시하는 것과 다른 정치세력을 무시하는 것. 자기 신만 신이라는 환상과 좌파독재를 물리쳐야 한다는 환상. 과연 무관한 것일까요?
그냥 정치적 레토릭일 뿐 그의 종교적 신념과 아무 상관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주 고약한 길로 황교안은 향하고 있으니까요. 사상과 지역 갈등으로 찢긴 나라를 종교로 또 나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 일 없게 정화수 떠 놓고 간절히 기도라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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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2, 2019
Sunday, March 1, 2015
가자지구의 한 예술가
이스라엘의 점령이 모든 이들의 숨을 막히게 하고 있는 땅, 가자 지구. 그곳의 한 여성 아티스트의 기사(A Gaza Artist Creates 100 Square Feet of Beauty, and She’s Not Budging)가 참 인상적이였다. 그녀는 계속 커가는 종교적 억압과 전쟁, 파괴에 좌절하고 집밖에 나오길 거부하며 스스로 내면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 돌파구는 바로 사진. 마치 중세 유럽의 진한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그녀의 작품은 정치적이지 않음에도 은은하고 묵직하게 숨막히는 가자지구의 모습을 옇보게 하는듯 하다.
Saturday, January 3, 2015
이번 주 뉴욕타임즈 - 울트라왕짱초수퍼 갑질
이번 주에 눈에 띄는 주제라면 '제재'아닐까 합니다. 서방의 적대국가에 대한 제재를 말하는 것인데 지구 양 끝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어거지라는데서 묘하게 통하는 제재입니다.
하나는 미국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제재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계속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아랍국가입니다. 예전에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속한 곳이였으나 1967년 이스라엘의 6일전쟁이후 이스라엘의 불법적 군사 점령을 이어가고 있죠. 이 점령밑에 신음하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을 대표하는 과도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에 회원국이 되기위한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Palestinians Set to Seek Redress in a World Court " (1/1/15) 이게 뭐 대단한 일이냐 할 수 도 있지만 알고보면 별일입니다.
회원이 된다면 그건 팔레스타인이 나라로 인정받는 일이 될테니까요. 이스라엘로서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 점령하의 조선이 국제기구에서 나라로 공인받는 다고 상상해보세요. 게다가 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원이 된다면 그 재판소에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따질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더더욱 골치죠. 당연히 이스라엘과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이런 움직임을 비생산적이고 "counterproductive" 긴장을 고조시키는 "escalatory" 것이라며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이스라엘측의 경제 제재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떠들고 있죠. 예를 들어 이스라엘 정부가 제공하는 세금공제라던가 여행금지 또는 미국에선 연간 4억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끊을 수도 있죠. 물론 회원국이 된다고 이들 뜻되로 되기엔 사실 너무나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Joining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Wouldn’t Guarantee Palestinians a War Crimes Case (1/1/15) 법정에서 다투기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케이스가 법리적으로 약할 수도 있고, 팔레스타쪽도 피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회원국이 아닌 관계로 재판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난은 사실 답답한 것이죠. 팔레스타인들의 무력저항은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면서, 국제사회의 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에 기대는 것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니까요. 팔레스타인은 가만히 엎드려 있어라는 소리인 것이죠. 팔레스타인들이 이를 받아들일리도 없고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이 갈 수록 고립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또다른 제재는 북한을 향한 것입니다. 소니 영화사의 김정은 암살을 다룬 문제의 영화 <인터뷰>가 사이버공격 이후 내부의 정보가 흘러나오자 상영이 취소되었죠. Sony Cyberattack, First a Nuisance, Swiftly Grew Into a Firestorm (12/30/14) 곧 미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소니를 비난했을 뿐 아니라 북한을 그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보통 조심스런 오바마 대통령인데 이렇게 직접 대놓고 나라를 지목하고 비난하는 이례적 제스쳐였죠. 게다가 제한적이고 상징적으로나마 경제 제제조치를 발표했습니다. US Slaps Sanctions on North Korea After Sony Hack (1/2/15) & More Sanctions on North Korea After Sony Case (1/2/15)
이것이 좀 찝찝한 이유는 사실 북한이 그 배후라는 확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방수사국은 북한을 지목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그 증거가 너무나 빈약하다고 말합니다. 북한해커가 쓰는 아이피주소를 썼다, 그들의 코딩이 심어져 있었다고는게 주요 근거인데 다른 해커가 북한인척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게다가 한 권위있는 민간기구의 조사또한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북한이 그 배후가 맞냐는 의심이 커졌죠. 이들은 전직 소니 직원이 해고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구체적 아이디까지 제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오바마 정부의 제재조치가 발표된 것입니다. 오바마의 체면때문일 수도 있고 이래저래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던 차에 북한이나 한번 두드려보자는 심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거나 신중치 못한 것이죠.
두 제재 모두 생뚱맞고 어이없지만 저항하기 힘들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죠. 미국이라는 제국의 울트라왕짱초수퍼 갑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미국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제재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계속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아랍국가입니다. 예전에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속한 곳이였으나 1967년 이스라엘의 6일전쟁이후 이스라엘의 불법적 군사 점령을 이어가고 있죠. 이 점령밑에 신음하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을 대표하는 과도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에 회원국이 되기위한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Palestinians Set to Seek Redress in a World Court " (1/1/15) 이게 뭐 대단한 일이냐 할 수 도 있지만 알고보면 별일입니다.
회원이 된다면 그건 팔레스타인이 나라로 인정받는 일이 될테니까요. 이스라엘로서는 껄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 점령하의 조선이 국제기구에서 나라로 공인받는 다고 상상해보세요. 게다가 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원이 된다면 그 재판소에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따질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더더욱 골치죠. 당연히 이스라엘과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이런 움직임을 비생산적이고 "counterproductive" 긴장을 고조시키는 "escalatory" 것이라며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이스라엘측의 경제 제재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떠들고 있죠. 예를 들어 이스라엘 정부가 제공하는 세금공제라던가 여행금지 또는 미국에선 연간 4억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끊을 수도 있죠. 물론 회원국이 된다고 이들 뜻되로 되기엔 사실 너무나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Joining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Wouldn’t Guarantee Palestinians a War Crimes Case (1/1/15) 법정에서 다투기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케이스가 법리적으로 약할 수도 있고, 팔레스타쪽도 피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회원국이 아닌 관계로 재판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난은 사실 답답한 것이죠. 팔레스타인들의 무력저항은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면서, 국제사회의 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에 기대는 것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니까요. 팔레스타인은 가만히 엎드려 있어라는 소리인 것이죠. 팔레스타인들이 이를 받아들일리도 없고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이 갈 수록 고립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또다른 제재는 북한을 향한 것입니다. 소니 영화사의 김정은 암살을 다룬 문제의 영화 <인터뷰>가 사이버공격 이후 내부의 정보가 흘러나오자 상영이 취소되었죠. Sony Cyberattack, First a Nuisance, Swiftly Grew Into a Firestorm (12/30/14) 곧 미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소니를 비난했을 뿐 아니라 북한을 그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보통 조심스런 오바마 대통령인데 이렇게 직접 대놓고 나라를 지목하고 비난하는 이례적 제스쳐였죠. 게다가 제한적이고 상징적으로나마 경제 제제조치를 발표했습니다. US Slaps Sanctions on North Korea After Sony Hack (1/2/15) & More Sanctions on North Korea After Sony Case (1/2/15)
이것이 좀 찝찝한 이유는 사실 북한이 그 배후라는 확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방수사국은 북한을 지목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그 증거가 너무나 빈약하다고 말합니다. 북한해커가 쓰는 아이피주소를 썼다, 그들의 코딩이 심어져 있었다고는게 주요 근거인데 다른 해커가 북한인척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게다가 한 권위있는 민간기구의 조사또한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북한이 그 배후가 맞냐는 의심이 커졌죠. 이들은 전직 소니 직원이 해고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구체적 아이디까지 제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오바마 정부의 제재조치가 발표된 것입니다. 오바마의 체면때문일 수도 있고 이래저래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던 차에 북한이나 한번 두드려보자는 심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거나 신중치 못한 것이죠.
두 제재 모두 생뚱맞고 어이없지만 저항하기 힘들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죠. 미국이라는 제국의 울트라왕짱초수퍼 갑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Sunday, July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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