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October 25, 2018
[세상읽기]트럼프의 ‘승인’ 발언에 대한 씁쓸한 반응
2013년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직접 관여를 했습니다. 보잉사 F-15SE로 거의 기울었던 결정을 뒤엎었죠. 경쟁 기종보다 기술 이전, 가격 면에서 모두 뒤진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그는 “정무적 결정”이라며 록히드 마틴사의 F-35A를 밀어붙였습니다. 7조원이나 쓸 사업을 이렇게 가볍게 처리해도 되나 싶었죠. 그 의문은 올해 조금 풀렸습니다. 김관진이 록히드마틴사와 연관된 로비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게 드러났죠. 무기 사업은 역시 복마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복마전의 정말 큰손은 미국입니다. 유럽 전투기는 유독 한국 시장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미국 주요 동맹국인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독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유럽산 전투기와 미국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죠. 우린 사실상 100% 미국에 의존합니다. 게다가 한국의 미국 무기 쏠림은 전투기뿐 아닙니다. 액수로만 따지면 90%를 미국에서 사들이고 있죠. 기술 이전은 미미하고 품질 시비도 심심하면 터져 나와도 말입니다.
이 묘한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여럿이지만 그중 가장 강력한 주술은 한·미동맹입니다. 미군과 전략적 공조를 이루어야 하니 미국 무기를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다른 미 동맹국은 그렇지 않은데 왜 한국만 그럴까. 안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어서가 아닐까요. 말이 동맹이지 한쪽이 다른 쪽에 일방적으로 기대고 질질 끌려다니는 게 현실입니다. 군사를 부리는 권한은 한 국가의 고유 권한이자 국가라는 개념의 토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전권은 이미 1950년 미국으로 넘겼고 전쟁이 끝나도 찾아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1994년, 겨우 반만 돌려받았죠. 하지만 전쟁이 나면 한국군은 아직도 미군 지휘를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논란에도 미국 무기를 묵묵히 사대고, 범죄를 저지른 미군을 조용히 내보내는 게 오히려 당연하죠. 온전한 국가는 아닌 셈입니다.
그래서 트럼프의 승인 논란이 더욱 씁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거푸 강조했습니다. 트럼프의 평소 태도를 보면 놀랄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난리가 났죠. 그 반응이 흥미롭습니다.
한편에서는 미국 심기를 건드렸다며 좌불안석이었습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 발언은 외교적 결례지만, 정부가 자초한 측면도 크다”며 화살을 미국 정부가 아닌 한국 정부로 돌렸죠. 한국당 의원들은 비슷한 성토를 토해냈습니다. 보수당이라면 한 나라의 전통과 민족주의를 중요시하는 게 보통이죠. 그런 정당이라면 성조기를 흔드는 대신 트럼프 발언에 분노를 표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그 정체성이 극우와 종미 사이를 오가니 그런 반응이 무리였다고 할까요.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승인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데 초점을 모았습니다. “부적절했다”(심재권 의원), “적절치 않다”(송영길 의원). 정의당 대표 이정미 의원은 “국민에 대한 모욕” “외교적 갑질”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최고조로 올렸죠. 하지만 이들도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아무도 미국이 한국 외교, 군사, 안보에 비정상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을 지적하지 못했습니다. 국민에 대한 모욕은 트럼프가 어떤 단어를 써서가 아니라 굳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 현실임을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했습니다. 그 현실을 바꾸려 시도조차 않는 자신들 행태가 더 큰 모독임을 감히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문제든 해결의 시작은 직시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한국의 꼬인 외교를 푸는 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주권국가라면 할 수 있는 게 우리에겐 너무 모자란, 차가운 현실이죠.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사태를 바닥으로 몰고 간 것도, 그것 말고는 별로 할 게 없어서인 측면이 크죠. 사태를 호전시킬 방도가 마땅치 않으니 호통치고 겁박할 수밖에요.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한국시리즈 7차전 9회 말 전력투구입니다. 있는 것, 없는 것 다 끌어다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그 노력에 행운이 곁들여져 결실이 하루빨리 나길 고대합니다. 그래서 정상 국가로 한 걸음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그 걸음에 딴지를 거는 목소리가 한국 안에서만큼은 사라지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Tuesday, September 12, 2017
[세상읽기]북한의 생존방식 인정 외에 다른 길은 없다
북한 6차 핵실험과 예상되는 추가적 도발에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미사일 분야 기술을 더 이상 고도화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실제적이고 강력한 조처”를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미국과 무역을 중단할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죠. 이번 실험을 “고립무원 속에서 김정은의 광기 어린 핵무기 집착”쯤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태를 왜곡해 목청 높이기에만 좋을 뿐 해결에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해결은 올바른 인식에서 시작합니다. 첫째, 그 동기입니다. 아직도 북한 의도에 의아함을 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 핵무기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답을 이미 알고 있다 하겠습니다. 1990년대 초 주한미군 전술핵 철수 때까지 북한은 코앞에서 미군 핵무기를 마주했었고 지금껏 인류 역사상 최강이라는 미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미군은 태평양 전역을 둘러싸고 있고 실전 배치된 핵탄두만 1400여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거의 반을 쓰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북한 핵무기에 우리가 불안하다면 미국 군사력에 북한은 훨씬 불안한 겁니다.
미국은 북한 정권처럼 공격적이지 않다고요? 이라크 후세인 대통령은 한때 미국 중동 정책 교두보였지만 2003년 미국 침공으로 후세인은 처형당했습니다. 이에 겁먹은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는 핵무기를 포기하고 서방과의 교류확대에 나섰죠. 하지만 내란이 일어나자 미국은 카다피 정권을 공격했습니다. 카다피도 처형당했습니다. 힘과 무력만이 정권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미국이 신봉하기도 하는, 현실주의 이론에 딱 들어맞죠.
북한 김씨 왕조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안 봐도 훤합니다.
둘째, 북핵에 대한 대응입니다. 정권 안정에 사활이 걸린 핵무기를 포기할 리가 없죠. 이런저런 경제 제재가 논의되고 있지만, 그 무용함은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미 잘 드러나 있습니다. 북한 대외무역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정권 2기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게다가 북한을 흔들어 생길 실이 득보다 훨씬 큼을 알고 있죠. 설사 중국이 석유 금수 조치를 공세적으로 취하더라도 북한 인민만 괴롭히고 말 공산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구 주도의 경제봉쇄는 탱크에 화염병 던지기로 끝날 겁니다.
무력행사는 득은 작고 불확실하지만 실은 혹독하고 명확합니다. 외과 수술하듯 핵시설만 도려내는 폭격은 성공할 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성공해도 북한이 확전의 길로 갈 공산이 크죠. 폭격이 성공하고 확전이 안돼도 북한 내 혼돈, 중국 개입 등 그 결과는 한반도 일대의 혼란일 겁니다. 이제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어떻게 말하건 핵보유국입니다. 게다가 미국 서부까지 사정권 안에 있죠. 무력행사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여기저기서 혼돈과 흥분에 가득 찬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말이라도 하지 못하면 체면이 떨어지니까요. 유권자들한테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곧 미국은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겁니다. 벌써 미국은 주판알 튕기기를 시작했죠. 농산물 관세 철폐를 포함한 자유무역 협상을 재개하고 수십억달러어치 무기를 사라며 한반도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내주고 서울을 살릴 리 없는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테고 북한의 요구, 즉 주한미군 철수와 북한 인정을 상당 부분 들어주게 될 겁니다. 싫어도 대안이 없으니까요.
그 미래는 애써 부정해도 옵니다. 시간문제죠. 이는 한국에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겁니다. 중·미 수교에 완전 제외된 대만이 될 수도 있고, 통일을 주도한 독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 발 벗고 나서서 정치적 해법을 준비해야 합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생존, 통치 방식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미국을 설득해 한국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북한의 불안도 완화되고 남북의 평화적 공존이 가능합니다. 싫어도 할 수 없습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Friday, August 18, 2017
[세상읽기]미군 없는 한국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6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안 2371호는 북한 총 수출액의 3분의 1가량 타격을 주리라 예상됩니다. 게다가 이달 중순부터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죠. 북한이 추가적 도발을 예고하면서 8월 위기설이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 제재, 한·미 군사훈련, 북한의 반발, 위기설 증폭 등에도 불구하고 이후 진정국면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한국 시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구 언론에서 연일 뉴스로 다루고 있음에도, 이러한 평온함은 남북이 싸울 수 없는 한반도 현실을 반영한 겁니다.
이와 더불어 반세기 넘게 변하지 않는 현실은 미국의 지배적 영향력입니다. 사드 배치는 가장 최근의 예입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은 한국 안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결정적 요소는 아닙니다. 장사포 등 재래식 무기와 단거리 미사일이 주요 위협이죠. 사드는 이와 상관이 없는 무기체계입니다. 그나마 수도권은 성주 사드 방어권 밖에 있습니다. 사드가 한국 방어용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 안보와 사드를 연결하는 알쏭달쏭한 소리만 쏟아냈습니다. “사드 배치는 나날이 고조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국가적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린 자위적 방어 조처”라거나 “잔여 사드 발사기의 조기 배치” 등을 통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시키고자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죠. 앞은 박근혜의 2016년 발언이고 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달 발언입니다. 이런 주장이 흐리고 있는 사실은 사드가 미국 방어용이라는 점, 한반도 안보의 정책은 미국 안보와 얽혀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와중에 한국 정부는 마땅히 꺼낼 외교카드도 없어 보입니다. 금강산 관광은 잊힌 지 오래고 개성공단은 어처구니없게 문을 닫았습니다. 지원을 ‘퍼주기’로 매도하는 정치공세도 사납습니다. 외교라는 것이 줄 게 있어야 하는데 한국이 쥔 것이라고는 헛기침뿐이죠. 그러면서 한쪽에서는 ‘코리아 패싱’을 걱정합니다. 북한이 대화의 상대로 한국을 무시하고 미국을 지목할 만합니다.
이번 ‘위기’가 일상적이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줄 ‘선물’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바로 미국과의 평화죠. 북한은 크고 작은 도발로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릴 수도, 이를 유지할 수도 있었지만, 그 무대는 주로 한반도에 국한됐었죠. 이제 미국의 평화를 위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굉장히 작은 가능성이지만 그 결과가 끔찍하기에 무시할 수 없죠. 거꾸로 평화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북핵과 미사일이 발전될수록 북한과 미국은 테이블에 앉을 공산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오랫동안 원했던 것은 북·미관계 정상화와 미군의 철수입니다. 미국이 이를 당장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죠. 북핵이 현실적 위협이 되는 수준에 오르면 미국은 한국을 지킬 의지가 약해질 겁니다. 북·미 대립이 미국 본토로의 핵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을 지킬까요? 그러지 않을 공산이 있습니다. 북·미 간 타협으로 미군 감소나 철수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커져만 가는 중국 입김이 실리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지죠.
설마 싶지만 1979년 중국과 국교 정상화가 되면서 하루아침에 대만을 버린 전력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50년 맥아더 장군이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부른 대만의 가치도 1979년 상황에서는 급락했듯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언제 폭락할지 알 수 없죠.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요? 미군이 없는 한국을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만의 국방정책, 자주적 대북외교 프로그램, 지역안보를 넓게 보는 독자적 프레임을 짜야 합니다. 준비할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끊이지 않는 군내 인권유린, 만성화된 방산비리, 성조기를 휘두르는 극우. 그 미래를 준비하기는커녕 논의를 시작하기에도 벅차보이는 한국의 모습을 보며 드는 질문입니다.
Thursday, November 17, 2016
시국선언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절차 중단하고 모든 외치에 손 떼라"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정을 농단하고, 사법체계를 위반하는 행위가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이로 인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 및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박근혜대통령은 이미 내치는 물론이지만 외교·안보·통일을 책임질 능력이 없음이 입증됐다. 대한민국의 현 통일·외교·안보 난맥상을 초래한 대통령이 ‘외치’를 계속 좌지우지한다면 대한민국은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는 엄중한 상황이다.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은 합리적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난맥상, 바로 그 자체였다.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함으로써 자주국방의 기틀을 맞을 수 있는 기회를 던져버렸다. 위안부 문제를 앞에 내세우고 일체의 대일외교를 중단하더니, 갑자기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맺었다. 장관을 포함한 통일부 내의 신중론을 갑자기 뒤집어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자신의 공약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한반도 불신프로세스로 퇴락했다. 근거 없는 ‘북한붕괴’설을 무슨 예언처럼 신봉하며 제재와 압박에만 몰두했다.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신장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마저도 안보를 우려해야 할 지경에 처했다. 이러한 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대신, 박근혜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을 덜컥 내려 대한민국과 동북아전체를 위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그 결과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동북아 불안·긴장 상태로 귀결됐다.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총체적 파국은 오롯이 박근혜대통령의 책임이다. 박근혜대통령 뒤에 비이성적 비선실세가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그간의 난맥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박근혜대통령의 책임을 면제하는 구실이 되지는 않는다. ‘외교’는 ‘외유’가 아니다. 비선실세가 골라준 옷을 입고 미소 지으며 패션쇼를 펼치는 자리가 아니다. 다른 나라 정상을 마주하고 "밤잠을 못자며 걱정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자리가 아니다. 안보와 관련된 비밀정보를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한 개인과 공유하고, 통일 정책을 발표하는 연설문을 사이비 종교인이 수정하게 했다면 대통령은 외치를 담당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이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박근혜대통령을 로봇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미신적 종교에 의해 국정이 농락당했다는 등 조롱조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전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재외동포들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는데, 대통령이 얼굴을 들고 외교를 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대통령은 외교·안보·통일의 총체적 혼란을 초래한 장본인이다. 우리는 박근혜대통령이 당장 외치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그 동안 사드 배치 및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논의 등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한민국과 동북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정책 등은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박근혜대통령은 내치든 외치든 국정을 이끌 능력과 정당성을 상실했으므로 마지막 남은 국민에 대한 의무로서 퇴진해야 마땅하다.
정부에 요구한다! 나라의 혼란한 틈을 타서 나라의 미래가 걸린 한일정보보호협정과도 같은 중요한 조약이나 협약을 추진하려는 모든 시도를 멈추고,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 시급한 사안이라면 국회비준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하도록 하라.
야당들에 요구한다! 외치를 마치 박근혜대통령이 내치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한 교환조건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 내치와 외치는 분리할 수 없을뿐더러, 외치는 우리의 미래를 더욱 파국으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재차 강력히 요구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대응을 국면 전환용으로 삼지말라. 외치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하루빨리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공백을 최소화하라.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
정세현(한반도평화포럼공동대표)
문정인(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이종석(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고경빈(한반도평화포럼 이사)
구양모(미 노스위치대 교수)
김광길(변호사)
김근식(경남대 교수)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서진(개성공단기업협회 전무)
김용현(동국대 교수)
김연철(인제대 교수)
김한정(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준형(한동대 교수)
김화순(한양대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연구원)
남태현(미 솔즈베리대 교수)
박순성(동국대 교수)
박진원(한반도평화포럼 사무처장)
백학순(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서재정(국제기독대 교수)
서보혁(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HK연구교수)
양기호(성공회대 교수)
양성철(고려대 석좌교수)
여혜숙(전 평화를만드는여성회상임대표)
이장희(한국외대 명예교수)
이수훈(경남대 교수)
이선종(원불교 교무)
이오영(남북경협포럼 공동대표)
이제훈(한반도평화포럼 기획위원)
이창희(동국대 연구교수)
인기영(의사)
정완숙(디데모스 대표)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정현태(전 남해군수)
조현장(의사,부산참여자치21 대표)
진희관(인제대 교수)
최종건(연세대 교수)
한정숙(서울대 교수)
함보현(변호사)
홍석률(성신여대 교수)
홍순계(남북경협포럼 공동대표)
황방열(오마이뉴스 기자)
황준호(한반도평화포럼 기획위원)
황인성(전 청와대시민사회 수석) 이상 42명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3352#csidx63398f3afb7a2b4a656921b6d3abfeb
Monday, January 11, 2016
[왜냐면] 10억엔에 나라 안위까지 팔아넘겼다
Friday, July 11, 2014
[시론]‘인조의 실수’ 21세기엔 반복 말아야
경향신문 2014-07-1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112101465&code=9903032005년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소위 ‘동북아 균형자론’을 소개했습니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국, 중국, 일본이 치열하게 부딪치는 동북아시아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자는 구상이었죠. 하지만 미군의 보호와 안보를 동일시하던 이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렸고, 보수 신문들은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조선일보의 류근일은 이를 “과대망상”이자 갈 데까지 간 “반미(反美) 바람”이라고 평했습니다. 현실을 무시한 구상이고 결국 한국은 외교무대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게 주장의 골자였습니다. 결국 이 구상은 구체적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잊혀졌죠. 하지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균형자의 역할은 우리가 원치 않아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때가 올 것이라는 것을요.
2005년만 해도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었고 이를 통해 미국은 전 세계에 최첨단 전쟁수행능력을 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특히 중국이 가진 좌절은 매우 큰 것이었고, 중국 군대의 폭발적 현대화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4년의 중국은 항공모함을 갖고 스텔스 전투기를 판매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게다가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를 거치며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게 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이미 패권을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베 정권의 일본 군국주의 부활 신호탄을 미국이 환영하는 것과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이 북한을 제쳐두고 한국을 먼저 방문해 임진왜란을 들먹이며 두 나라의 오랜 연대와 대일 공조를 강조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죠. 불쑥 성장한 중국과 이를 경계하는 미국 사이에 끼여 있는 것이 딱 우리의 상황입니다. 이 중 어느 쪽도 우리는 멀리할 수 없습니다. 하나는 우리의 안보를 책임지는 나라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미래를 쥐고 있는 나라니까요. 두 나라 사이에 패권다툼이 격해질수록 우리의 입지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좋건 싫건 균형자의 역할을 해야 하죠. 그것도 아주 잘해야 합니다.
1623년 인조반정 직후 광해군의 폐위를 알리는 인목대비의 교서는 ‘광해군의 죄악’ 10가지를 논하며 후에 청이 되는 후금과 명 사이에서 균형자의 노릇을 한 것을 듭니다. “광해는 오랑캐에게 성의를 베풀었으며 … 황제가 칙서를 내려도 구원병을 파견하지 않아 예의의 나라 조선을 오랑캐와 금수로 만들었다.” 이 숭명반청의 이데올로기에 갇혀버린 인조의 정권은 강해져만 가는 후금과 명 사이에서 적극적인 실리외교를 통해 균형자의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오랑캐를 운운하며 후금의 신경을 되풀이해서 건드리고, 결국 청황제의 조선 정벌을 초래합니다.
인조 정권은 기존의 세력인 명과 성장하는 청 사이에서 양쪽과의 거리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하나를 제압할 수 없도록 적당히 균형을 맞추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양쪽의 싸움에 말려들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며 자주국방의 힘을 키워 두 나라 모두 조선을 내버려 두도록 해야 했죠. 균형자의 노릇을 잘해야 했던 것입니다.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죠. 딱 지금의 한국의 사정입니다.
두 나라 사이에 끼어 국운이 흔들리고 있어도 인조는 개혁은 고사하고 반정공신의 입김에 휘둘리며 실책에 실책을 거듭했습니다. 군대는 안보를 포기하고 정권 지키기에 바빴고 일반 백성은 온갖 의무와 세금에 절규했습니다. 인조는 “내가 용렬하여 시비를 분별하지 못했고, 게으른 데다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고집 때문에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며 사과만 되풀이했지 정작 절실했던 행동에 있어서는 우유부단했습니다. 이 또한 지금의 한국 사정과 비슷해 보입니다.
정작 절박한 사명은 못 본 채 정권 유지에 모든 것을 희생했던 인조의 실수, 21세기에 와서도 되풀이하면 안될 것입니다
Saturday, September 29, 2012
[시론] 미국의 동아시아 진출과 남북한의 미래 - 남태현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53530.html
리언 파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 중국,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하필 대만 바로 위에 있는 댜오위다오(센카쿠) 섬을 놓고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주장으로 감정이 한창 고조될 때 이 지역을 찾은 것이다. 이런 상황을 미국이 예상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두 나라의 영토분쟁에 묘하게 끼어들게 됐다. 하지만 파네타의 일본 방문에서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미·일 양국은 파네타의 방문을 통해 레이더 설치에 합의했다. 혼슈 북쪽에 있는 기지에 이어 미사일 방어 레이더를 하나 더 설치하는 데 기본적인 합의를 한 것이다. 이 ‘AN/TPY-2’로 불리는 레이더는 특히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것으로,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포착할 수 있다. 파네타는 이 레이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위협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는 “레이더의 설치 목적은 미국의 일본방위력을 증가시키고… 미국 본토를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지키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중국을 의식한 듯 이미 중국에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걱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을 겨냥한 이 레이더 설치를 두고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미·일 양국의 대북 인식이다. 계속되는 호전적 발언과 국지적 도발, 핵개발로 인해 두 나라는 북한이 ‘언제 어떤 짓을 할지 알 수 없는 위험한 국가’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이는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두 나라 국민들 사이에도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 결과가 두 나라로 하여금 더더욱 안보를 걱정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똑같은 야구방망이도 야구선수가 들고 있을 때와 검은 가죽점퍼에 험상궂은 얼굴을 한 이가 들고 있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조처는 파네타의 말대로 두 나라, 더 나아가 이 지역 안보를 위해 자연스런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는 실제 힘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다. 북한에 탄도미사일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거듭된 실패에서 보이듯 아주 초보적인 수준임이 거의 확실하다. 그러면 미국엔 탄도미사일이 몇 개나 있을까? 냉전이 끝난 뒤 수천개에 이르던 것을 줄여 현재는 488개를 갖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는 지상 탄도미사일만을 말하는 것이고, 잠수함 탄도미사일 288개와 핵폭격기 115대 등을 뺀 숫자다. 그리고 정작 미사일에 실을 내용물, 즉 핵탄두만도 미국은 50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10개 안쪽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초보적인 핵탄두들과는 비교 자체가 되질 않는다.
이 많아야 10개 안쪽인, 그것도 극히 초보적인 수준의 핵폭탄으로 북한이 미국 본토에 미사일 공격을 할 수 있을까? 그 순간 스스로 초토화될 것을 알면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을 위협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러니 이 새 레이더가 겨냥한 것은 북한만이 아닌 것이다. 정작 그 상대는 중국이라고 보는 게 맞다. 여기서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어떤 설명을 쓰더라도 북한의 위협은 미국의 동아시아 진출에 좋은 구실이 된다는 점이다. 물론 미국의 진출은 중국의 군비확장과 일본의 대응을 순차적으로 가져오게 된다. 그리고 이처럼 강대국들 사이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한반도는 또 한번 격동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상황은 역설적으로 남북간의 긴장 완화가 절실함을 웅변하기도 한다. 새 대통령이 누가 되건 남북간의 긴장 완화는 정치적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Sunday, December 19, 2010
[주장] 남북통일, 해야 하나? 남태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94742
합동참모본부가 18-21일 연평도 일원에서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연평도에서 장병들이 해안 순찰을 하고 있는 사진이 실렸습니다. 그 장병들은 통일이라고 씌여 있는 노란띠를 철모에 두르고들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 젊은 장병들을 통해 정부가 말하고 있는 통일은 무엇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없습니다. 긴장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역설적이게도 통일은 최근들어 정부의 화두가 되는 듯 싶습니다. 말레지아를 방문중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이 가까이 오고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 통일이 어떤 것인지, 정당성이 있는지를 논하는 목소리는 정부 안팎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습니다.
남북통일이 정당한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시작하는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흐르도록 교육 받아온 탓일 겁니다. 통일이란 말이 언제나 가슴 벅차게 들리는 것은, 한민족으로서 우리의 뜻과 상관없이 갈라져서, 서로 총을 겨누웠고, 덕택에 남과 북, 모두 군사독제하에 허덕인 대중으로선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때문에 통일은 정말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선 진지한 토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은 크지 않습니다. 기껏 있는 토론도, 왜 젊은이들은 통일에 대한 의지가 점점 없어지는가 걱정이다, 왜이러는가, 정도로 머물러왔습니다. 하지만, 왜 통일을 해야하나요?
"외세에 의해 수백년간 지속되온 단일정치체제가 부당하게 남북으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이 슬픈 역사는 물론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혼한 부부더러 한때같이 살았으므로 무조건 다시 같이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셈입니다. 이혼하고 십년 이십년이 지난 부부가 합치는 것, 쉬울까요? 되려 생뚱맞지 않나요? 남과 북은 한때 한나라였지만, 이제는 엄연히 다른 나라입니다. 정치체제와 경제체제는 물론이고, 문화적으로도 둘은 너무나 다릅니다. 어휘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고, 듣는 음악도 다르며, 쉬는 날도 다르고, 즐기는 스포츠도 다릅니다. 한민족이라고 말하기에도 쉽지 않아보입니다. 우리는 저들의 주체사상이 우습고, 그들은 우리의 물질숭배가 한심합니다. 한때 한 나라였다는 역사의 기억이 있지만, 그 기억마저 이젠 개개인의 것이 아닌 교과서의 그것으로 남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옛기억으로만으로 합치기엔 남북은 너무나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통일은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많은 분들이 경제적 혜택을 말씀하십니다. 특히 군사비가 적게 들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통일이 됐다고 군지도자들이 과연 자발적으로 군을 축소할까요? 이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위해서 군의 자주국방과 현대화를 최대한 방해한 주범들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건, 통일된 나라건 아니건, 이들은 현재와 같이 낭비가 심한 거대한 군대를 유지하는 것이 밥그릇과 직결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그들에게는 북한이 아니더라도 좋은 변명 꺼리는 충분합니다. 중국의 정치적, 군사적 팽창이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고, 다른 쪽에선 일본의 재무장이 공공연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통일된 한국이 평화를 추구하게 놔둘리가 만무합니다.
한국 산업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결국 북한의 싼 노동력을 남한의 자본이 착취하자라는 말입니다. 남한의 재벌들은 쾌재를 부르겠지요. 말도 통하는 양질의 노동자. 가까우니 물류비도 줄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남한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를 보면, 통일되 한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보이지 않나요? 갑자기 들어닥친 빈부격차로 인한 그들의 고통은 놀랍고도 뼈저린 것일 것입니다. 또한 남한의 노동자들도 북한 노동자들과 결국엔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질 것입니다. 결국 통일의 경제적 공헌이 있다면, 그것은 남북 민중의 것이기 힘들 것입니다.
"통일은 정치적, 군사적 안정을 가져다준다." 특히나 연평도 사태 이후 통일을 더 절실히 원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연평도 사태에서 보듯 긴장은 두 나라가 갈라저서 생긴것이 아닙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캐나다와 미국으로 갈라지고, 1812년 전쟁을 치루었죠. 하지만 이들은 지금 너무나 가까운 이웃입니다. 말레지아와 싱가포르가 나누어 ?어도 군사적 긴장은 높지 않습니다. 즉, 나라가 나뉘였다는 것이 바로 정치적, 군사적 위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평도 사태에서 보듯, 두 나라간의 긴장은 두 나라 지도자들의 정치적 이해가 긴장을 원함으로 생긴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이 긴장의 완화를 정치적으로 추구하면 원하는 군사적 안정은 찾아집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좋은 예라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두 나라를 합치는 것, 즉 통일이 정치, 군사적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희망은 희망일 뿐입니다.
통일은 반드시 평화와 공존할 수 있는 것일까요? 되려, 내전으로 한쪽이 완전히 승리해서 상대방을 굴복시켜 통합하지 않는 한, 두 세력은 나누어져 있는 것이 또 다른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실제로 통일을 이룬 예맨은 다시 내전을 겪었고, 나눔을 선택한 아일랜드와 영국은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어떻게하면 잘 나눌까하는 문제로 아직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보면, 남북이 공존하고 있는 것은 부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를 돌아 보더라도 평화와 신뢰가 전무한 상태에서 통일의 논의는 서로에게 총부리를 드리대게 하는 구실 노릇만 하고 있습니다. 북은 남의 흡수통일이 두려워서 전쟁을 준비하고, 남은 북의 적화통일이 두려워 전쟁을 준비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는 곧 남북간 긴장을 높혔습니다. 즉, 통일에의 열망이 오히려 평화를 이룩하는데 방해가 된 셈입니다. 특히나, 천암함 사건과 연평도 사태의 앙금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 이 시점에서의 현정부의 통일에대한 희망어린 전망은 북측을 자극해서 남북간 긴장만 더 높히기 쉽습니다.
남북통일은 필요한가요? 남북통일이 남북간의 평화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요? 캐나다와 미국처럼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같이 번영하는 것, 오히려 더 값지고 더욱 실현 가능한 미래일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대통령은 자신의 종교적, 정치적 신념을 뒤로 하고, 북한을 자극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조롱하기보다는, 남북간 평화와 공영을 모색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할 것입니다.
Friday, November 26, 2010
연평도 사태의 정치적 해결
[왜냐면] 연평도 사태의 정치적 해결 / 남태현
국익을 걱정하는 지도자라면
무력의 대결을 마치고
정치의 장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남쪽이 먼저 손내밀어야 합니다
연평도 사태에 대한 논의가 분분합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확전을 못한 것이 안타까워 언성을 높이고, 대통령도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들은 말뿐입니다. 입에서 침이 튀고, 얼굴은 분노로 벌게지지만, 그걸로 끝이죠. 정작 바쁜 것은 미국입니다. 미 항공모함이 올 예정입니다. 물론 이지스함, 구축함들이 따라옵니다. 그 화력은 웬만한 나라의 그것 이상이죠.
미국의 이러한 결정은 이번 사태를 진정시킬 수도, 확대시킬 수도 있는 중요한 군사적, 정치적 변수입니다. 안타깝게도, 동시에 한국의 지도자들이나 국군은 또다시 종속변수로 전락하는 꼴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군사적 사태로 치닫게 되면 우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국방을 입으로만 외치면서 정작 자주국방을 애써 회피한 군 지도자들과 현 정부 덕에, 위기 상황에 국군을 의지하기보다는 미 통치권자의 입을 바라보는 처지이기 때문이죠.
이번 사태는 수습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한-미 통상 문제와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이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미국에 목소리를 내기 더 힘들어질 것이 뻔합니다. 우리의 국익을 정말 걱정한 지도자라면 하루 속히 이 상황을 정치 문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즉 말로 싸우고 말로 해결하는 상황이 와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이미 우리 모두 경험한 것입니다.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대북 정치력은 남북관계를 호전시켰을 뿐 아니라 미국의 입김을 제어하는 데도 큰 몫을 했습니다. 국민들은 북으로 피서를 갔고 출근을 했습니다. 이런 정치적 성공의 산물을 현 정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고, 덕분에 우리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계속 더 꼬여만 갑니다.
어떻게 정치 문제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그 시작은 문제의 근원을 바라보는 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진원지는 바로 남북간 영토분쟁에 있습니다. 전쟁은 끝이 났지만, 우리는 아직 영토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바로 서해가 그곳입니다. 연평도를 시작으로 서해 5도는 남북 모두가 자기 영토로 여기는 곳입니다. 전후, 합의가 아닌 미국의 일방적 선언으로 북방한계선이 그어졌고, 남쪽의 실질적 지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합의가 없었던 만큼 북쪽은 이를 부정해왔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1999년 서해 5도를 북에 포함시키는 해상군사경계선을 일방적으로 공표합니다. 결국 양쪽의 일방적인 주장들은 서해교전으로 이어지고 이번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남한은 서해 5도의 이런 분쟁에 대해 별반 대책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실질적 지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현상 유지가 대책이어서겠지요. 아쉬운 쪽은 북한이고 우리가 알 바 아니라는 것입니다. 누구라도 대책을 논하는 사람은 현상 유지를 반대하는 사람으로, 곧 북한을 동조하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이런 모순은 어느 영토분쟁에서나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있는 정착촌 내 유태인들은 정치적 해결을 원하는 다른 유태인들을 나라의 혼을 팔아먹는 사람으로 치부합니다. 덕택에 이스라엘은 점점 국제정치에서 고립되어 가고, 폭력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력이 부재한 자리는 폭력이 드셀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예입니다.
남과 북은 아무 답이 없는 무력의 대결을 마치고 정치의 장으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쉬울 것이 좀 덜한 남쪽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서해 5도이어야겠습니다. 어떠한 형태로의 합의이건 두 나라의 통일보다는 쉽지 않을까요?
거창한 통일의 구호는 접고, 정치를 통한 평화만이라도 구축할 수 있는 지도력을 기대합니다.
남태현 미국 메릴랜드 솔즈베리대 교수·정치학
Sunday, November 15, 2009
[왜냐면] 아프간 파병, 참 생뚱맞지 않습니까? / 남태현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387740.html
아프가니스탄에 국군을 파병한다지요. 정말 생뚱맞은 소식이었습니다. 처음 소식을 접할 때도 그랬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파병의 득과 실은 나라 지도자들이나 알 수 있는 것 같으니 이 생뚱맞은 느낌이나 생각해보죠.
한국 정부의 파병 발표가 있자 미국 백악관 대변인과 국무부 대변인이 환영을 표했다면서 한국의 언론은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듯합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 시민들은 점점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에이비시>와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 조사를 보면 지난 4월만 해도 63%의 사람들이 전쟁을 지지했지만 10월이 돼서는 45%로 그 수치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63%의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확실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합니다. 미국 현충일에 백악관 안보보좌관인 제임스 존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아프간에서의 미군 증강에 관해 결정한 것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직 고려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최근 유명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뉴욕 타임스> 칼럼(2009년 10월30일)에서 흥미로운 지적을 했습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걱정하는 것은 오바마 정부가 추가 파병을 할지, 하면 얼마나 할지, 정책 그 자체가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이 이 전쟁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것이 걱정이라는 것이었죠. 네, 미국 대통령이 이 전쟁에 대한 확신이 아직 안 섰답니다. 브룩스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하루속히 마음을 정해 미국민들과 장병들에게 확신을 주든지, 그러지 못하면 차라리 철군을 하라고 주문을 했습니다. 미국 국민도 반대하고, 미국의 대통령도 확신을 보여주지 않는 이때 저 멀리 한국에서의 파병, 참 생뚱맞지 않습니까?
또다른 신문(<경향신문> 2009년 11월2일치)을 펼쳐 보니, 미국 정부 관료들이 경고를 했다더군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한국의 아프간 지원을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로 규정”했고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도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들먹였답니다. 정부는 이런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투지만, 이것도 좀 이상합니다. 우리가 수백명 규모의 군대를 보낸다고 하죠. 하지만 이게 정말 국제사회에서 의무를 다할 정도의 공헌을 하나요? 미군은 현재 약 6만80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 군 수백명을 더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프가니스탄의 정세가 확 달라질까요? 우리 군 덕에 미군이 우세를 점해서 한국의 기여에 감격할까요? 우리 군 300명이면 현재 미군의 0.5%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수적으로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미군은 월등합니다. 이미 계속되는 파병으로 경험 많은 사람도 많고, 장비도 아프간 지형에 맞게 계속해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 군의 공헌이 얼마나 될까요? 실제로 한국의 파병 소식은 미국 내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약 300명의 국군 파병이 갑자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미국에 동맹으로서의 위신을 세워줄 거라는 기대, 참 생뚱맞지 않습니까?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대로 전쟁은 참혹한 것입니다. 사람이 죽고 죽이는 끔찍한 일입니다. 생뚱맞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반 국민이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정부 관료들이 있다면,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좀 압시다. 국민 여러분, 끔찍한 사지에 젊은이들을 이렇게 생뚱맞게 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남태현 미 솔즈베리대 교수·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