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참 다른 두 드라마를 재밌게 봤습니다.
먼저 Secret City (프랑스어 광고)는 호주 드라마로 수도 캔버라에서 벌어지는 정치/스릴러 물입니다. 정치부 기자가 시체를 건지는 장면을 우연히 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이 사건에 정보기관과 정부가 끼여들고 게다가 중국 공작기관도 등장하면서 스케일이 점점 커집니다. 뭐랄까요 그런 면에서 좀 전형적인 면이 있죠.
끈질긴 주인공 기자(안나 토르 분: Mindhunter라는 미국드라마에서 아주 차갑고 이성적인 범죄심리학 전문가로 등장합니다), 야심찬 장관, 중국 보스 등 (사진에 보이듯) 주요 인물이 모두 여자인 점이 눈에 띄였죠. 더군다나 여성으로 성전환한, 주인공의 전 남편인 정보분석관 까지 등장합니다. 뭐랄까요.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있는 면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훌륭한 쇼였습니다. 연기도, 가 본적 없는 낯선, 아름다운 도시도 볼 만했습니다. 게다가 태평양, 특히 호주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을 반영한 면에서도 흥미로왔습니다.
마지막 반전은 살짝 아쉬운 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국회 보좌관으로 등장하는 시즌 투가 안 기다려진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꼭 봐/(난) 재밌어/볼만 해/그냥 그래
이어 본 드라마는 Happy Valley. 영국 시골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룹니다. 별 생각없이 홧김에 시작한 범죄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구성은 명작 Fargo랑 굉장히 비슷합니다 (교훈: 세상에 뜻대로 되는 일 없다; 그럼 다 잘 살게). 덕분에 이른 나이에 할머니가 된, 몸도 잘 듣지 않는 경찰의 평범한 일상이 완전히 산산조각 나죠.
딸을 잃은 아픔과, 손자, 가족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저 나오면서 우울증도 심각해지는 모습에 너무너무 공감이 가게 됩니다. 너무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한 Happy Valley죠. 하지만 사건이 해결되면서 주인공은 희미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 미소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세상에 그렇게 가슴 아프고 괴로운 일이, 일상이 없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일상을 견디며 살고. 또 그렇게 넘기고. 그게 사는게 아닌가. 그래서 그래도 Happy Valley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되는 따뜻한 드라마입니다.
꼭 봐/(난) 재밌어/볼만 해/그냥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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